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무기한 단식 투쟁 5일차에 “야당 대표로서 책무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투쟁보다 국회에서 야당 대표의 역할을 하라는 일각의 지적에 단식을 계속할 의지를 드러낸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4일 페이스북에 “많은 분이 단식 천막을 찾아와주셨다. 바쁘게 지낼 때보다 더 깊은 고견을 듣고 있다. 많은 분의 말씀이 밥보다 더 든든하다”며 “생존에 힘겨워하는 국민이 많다. 빚에 쪼들려 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국민이 도처에서 신음하고, 암울한 미래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의 고통에 비하면 (단식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야당 대표가 국회에서 싸워야지 단식하면 되겠느냐’는 말도 많이 듣는다. 맞는 말씀이다. 그 책무를 결코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의 더 큰 책무는 국민이 겪는 절망감에 공감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국민을 포기한 정권, 야당으로서의 제도적 한계, 협치가 실종된 정국까지 막아내고 지켜내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닌 상황에서 한 발짝이라도 나아가려면 온 힘을 다해야 한다. 국회에서 하는 것만으로는 국민의 절박한 삶과 끓어오르는 외침에 응답하기에 역부족”이라고 단식 투쟁을 이어가는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우산을 나눠주는 것이 통치라면, 우산이 부족할 때 함께 비를 맞는 것이 정치”라며 “민주당과 이재명을 찾으려면 저 위가 아니라 바로 옆을 보라. 때로는 흔들리고 지쳐도 오직 국민만 믿고 가야 할 길을 가겠다”고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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