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중부경찰서는 10대 자녀 2명을 야산에 데려가 잠들게 한 뒤 살해한 혐의(살인)로 50대 친부 A씨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창원지법 정신구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후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28일 오전 김해시 생림면 한 야산에 세워둔 차 안에서 고등학생 딸 C양(17)과 중학생 아들 D군(16)을 잠들게 한 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경찰에 체포된 후 줄곧 진술거부권을 행사했으나 경찰이 아이들 장례 문제 등을 언급하며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입을 열었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살해 동기에 대해 “모친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평소 모친인 70대 B씨가 자녀들을 괴롭혀 갈등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자기 혼자 세상을 등지려 했으나 자녀들이 남을 경우 B씨에게 계속 피해받을 것이 우려돼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추후 B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A씨 진술에 대한 사실관계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프로파일러도 동원해 A씨의 심리 상태를 분석하며 정확한 살해 동기를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A씨가 약 한 달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범행 전 A씨는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 현장학습을 신청해 아이들을 데리고 경남 남해와 부산 등을 오갔다. 범행 전날에는 부산에 들러 자기가 졸업한 고등학교를 보여주고 호텔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A씨 범행은 현장학습 기간 이후에도 두 자녀가 등교하지 않는 것을 수상히 여긴 각 학교 측의 신고로 들통났다. 경찰은 A씨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을 통해 지난 28일 오후 12시20분쯤 범행 현장에서 A씨를 발견했다.
당시 A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상태였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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