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현지에서 사역하는 목사로서 일본이 세계를 향해 죄를 짓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 나라가 인류애를 잃지 않길 바라며 기도할 뿐입니다.”
장기원 일본 높은뜻오차노미즈교회 목사가 29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해 깊은 안타까움을 표했다. 지난 24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가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이후 일본 교회 안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 목사는 “정부의 이런 조치에 반대하는 일본 교회와 교인들이 적지 않지만 이들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는다”면서 “한국 기독교인들이 겨우 1%에 머물러 있는 일본 기독교인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교회의 힘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는데 교회의 부흥을 위해서도 마음을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

김병호 재일대한기독교회 총간사는 “일본 내 소수인 기독교인들은 대체로 조용한 상황으로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면서 “보수 정권이 길게 이어지면서 국가가 전쟁을 한다고 해도 아무런 이견을 내지 않을 것 같은 무서운 침묵이 팽배해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기독교협의회(NCCJ)도 지난 25일 성명서를 통해 “되돌릴 수 없는 실수”라며 오염수 방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NCCJ는 “오염수의 해양 방출은 되돌릴 수 없는 실수로 일본의 교회는 단호하게 항의하며 즉시 폭거를 중지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 주장대로 ‘처리수’는 아니고 명백히 ‘오염수’이며 지구와 인류 생명에 대한 핵 공격과 다르지 않다”고 단언했다.
이달 초 재일대한기독교회(총회장 나카에 요이치 목사)와 일본기독교단(총회장 쿠모시카리 도시미 목사)도 ‘평화 메시지’를 공동으로 발표하고 “1945년 원폭 투하로 인한 피폭의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과 함께 연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두 교단은 “자연생태계를 파멸적으로 파괴하는 정부의 행위는 회복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피조물을 보전하는 일을 엄숙하게 감당하자”고 제안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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