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 무용축제인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시댄스)가 오는 9월 1일 개막한다. 유네스코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시댄스는 올해 26회째다. 올해는 한국을 비롯한 9개국 23개 무용단, 196명 무용인이 참가, 오는 17일까지 서울의 주요 공연장에서 26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와 내년 시댄스의 주제는 ‘죽음과 노화’다. 인간 생애주기에 대한 깊은 고찰을 무용으로 해석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종호 예술감독은 지난 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먼 곳보다 가까운 곳의 존재, 밖에 있는 존재보다 내 안의 존재에 관심을 두고 주제를 정했다”면서 “우리에게 피할 수 없는 본질적 문제인 죽음과 노화를 다뤄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해 올해와 내년까지 특집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올해 주제와 관련한 특집 무대로 홍신자의 ‘이불 위에서’, 예효승의 ‘흔적들(feat. 의식의 흐름)’, 남정호 외 3인의 ‘노화하는 몸’, 양한비의 ‘저는 지금 죽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김혜연의 ‘예술래잡기술’ 5편이 준비됐다.
이 가운데 ‘예술래잡기술’은 안무가 김혜연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활용해 창작한 국내 첫 무용 작품이다. 작품의 대본뿐 아니라 기획 방향, 안무 방법, 음악 활용, 무대 세트, 의상 콘셉트까지 모든 면에 챗GPT를 활용했다. 김혜연은 “챗GPT의 답을 그대로 수용하는 게 아니라 연출, 안무가, 무대, 영상 등의 전문가들이 그 답을 어떻게 우리화할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독일과 한국 합작 프로그램 ‘코리얼리티’, 루시 게린의 ‘쪼개진’ 등 호주 포커스 3편, 이스라엘 카타몬 댄스 그룹의 ‘어딘가’, 이탈리아 스펠바운드 현대발레단의 ‘트리플 빌: 화성-애피-리얼 유’ 등 다양한 해외 초청작과 김수정의 ‘생의 찬미’, 이루다의 ‘디스토피아 3-중독’ 등 국내 안무가의 작품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기획제작 ‘댄스있송’ 프로그램과 서울남산국악당과 시댄스의 공동사업인 ‘한국의 춤-전통춤마켓’ 등도 진행된다. 젊은 안무가들의 창작계 본격 진입을 지원하는 워크숍 프로그램 ‘시댄스 투모로우’도 준비돼 있다. 올해 시댄스 워크숍을 진행하는 최우정 서울대 작곡과 교수는 “몸과 음악은 하나라는 생각으로 음악의 구조를 음악 없이 몸에다 구현해보는 워크숍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