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3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최윤종(30·구속)이 군 복무 당시 총기를 휴대한 채 탈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MBC 보도에 따르면 최윤종은 이등병 시절인 2015년 2월 소총을 들고 탈영했다가 두 시간 만에 붙잡혔다. 입대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 무장탈영을 한 것이다. 당시 공개된 영상을 보면 최윤종은 군복을 입고 수갑을 찬 채 경찰서에 들어와 “군대 체질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최윤종은 입대 초기부터 군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윤종 군대선임이었던 A씨는 “갑자기 혼자 구석에서 혼잣말을 막 했다. 싸늘해질 정도의 말이었다”며 “(간부들이) 괜히 최윤종한테 말을 걸거나 해서 문제가 생기면 다 저희 영창 보낸다고 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혹한기 훈련 당시 “화장실에 가겠다”고 말한 뒤 사람들 시선을 피해 소총을 들고 탈영을 했다고 한다. 최윤종은 탈영 후 입을 사복을 살 목적으로 현금 10만원을 모으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은 최윤종으로부터 “피해 여성 목을 졸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최윤종은 그간 성폭행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이날 최윤종이 이 같이 진술했다며 전날 포털사이트로부터 회신받은 검색 기록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최윤종 진술은 피해자 사인을 경부 압박 질식에 의한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제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와 일치한다.
경찰은 포털과 통신사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살인 고의성과 계획성 등을 입증할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했다.
최윤종이 피해자를 살해할 고의가 있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면서 성폭력처벌법상 강간등살인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성폭력처벌법상 강간등치사죄는 ‘무기징역이나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강간등살인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으로만 처벌된다.
최윤종은 지난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공원 둘레길 인근 산속에서 A씨를 마구 때린 후 성폭행했다. A씨는 서울 한 대학병원 응급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사건 발생 이틀 만인 19일 오후 끝내 숨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강간하고 싶어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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