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에서 6년간 일했던 청소노동자가 퇴직금에서 절반을 떼 장학금으로 기부한 사실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24일 숙명여대에 따르면 이 학교에서 청소일을 했던 임모(67)씨는 지난 2일 장학금으로 써달라면서 500만원을 학교 발전협력팀에 전달했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임씨가 ‘외부 용역업체에 소속해 숙명여대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자녀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 2명에게 250만원씩 장학금으로 써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임씨가 자신의 퇴직금으로 기부금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980년부터 34년간 교도관으로 근무한 임씨는 2016년부터 외부 용역업체에 고용됐다. 이후 숙명여대 건물 외곽과 미화 용품 창고를 청소하다 지난해 12월 퇴직했다.
임씨는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보람 있게 써야겠다는 마음에서 기부를 결심했다”며 “학생들이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건넬 때마다 큰 힘이 됐고, 연말에는 장갑이나 떡 같은 선물을 내게 챙겨주기도 했다”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러면서 “나도 어렵게 살았었고 대학도 못 나왔다. 그저 학생들이 밝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뿐”이라고 덧붙였다.
임씨는 자신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숙명여대는 임씨의 뜻에 따라 장학금을 받을 학생을 찾아 다음 달 기부금 전달식을 열 예정이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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