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달 남극을 관측하기 위해 발사한 무인 탐사선 ‘루나 25호’가 20일(현지시간) 추락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로써 옛 소련 시절인 1976년 이후 47년 만에 이뤄진 러시아의 달 탐사 시도는 실패하게 됐다.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루나 25호가 예측할 수 없는 궤도로 이동한 뒤 달 표면과 충돌해 추락했다”고 밝혔다.
앞서 로스코스모스는 달 착륙을 이틀 남긴 전날 “루나 25호 이상이 발생했다”며 “궤도 진입 명령을 내렸으나 작업 중 탐사선에 비상 상황이 발생해 정해진 조건대로 기동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루나 25호는 지난 11일 오전 극동 아무르주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발사됐다. 목표대로라면 21일 달 남극 표면의 보구슬라우스키 분화구 북쪽에 착륙해 1년간 달 내부 구조 연구와 물을 포함한 자원 탐사 등 임무를 수행해야 했다.
로이터통신은 루나 25호의 추락을 두고 “냉전 경쟁의 전성기 이후 러시아 우주력이 쇠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이번 주 달 남극에 착륙할 예정인 ‘찬드라얀 3호’를 보유한 인도와 경쟁하고 있으며 더 넓게는 달 탐사 야망을 품은 중국, 미국과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흘 뒤인 23일에는 지난달 14일 인도가 발사한 무인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달 남극 지역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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