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들이 색다른 브랜드 마케팅으로 MZ세대 사로잡기에 나섰다. 천편일률이던 사내 홍보대사에서 벗어나 ‘아이돌 그룹’처럼 데뷔 과정을 보여주고 뮤직비디오를 선보인다. 웹드라마 제작, 게임사와의 협업(컬래버레이션)까지 시도한다. 목적은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기다. 10대부터 30대까지에 이르는 MZ세대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사내 홍보대사 4명(남자 2명, 여자 2명)을 선발해 아이돌 연습생처럼 노래와 안무 연습을 시키고 음원을 만들어 뮤직비디오를 제작·공개했다. 그룹명은 ‘위스키(WE-SKI)’다. 우리를 뜻하는 영어 단어 ‘위(WE)’와 SK이노베이션의 앞글자 ‘SKI’에서 따왔다. 이 프로젝트엔 SK이노베이션 계열사의 2~9년차 직원 4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기존 홍보대사의 고정관념을 뛰어넘었다. ‘아이돌 콘셉트’를 적용해 데뷔곡 ‘하이어(Higher)’를 발표했다. 반응은 뜨겁다. 지난 14일 공개한 뮤직비디오는 2분20초가량으로 짧지만, 조회 수 10만회를 넘겼다. 댓글 창에는 응원글이 줄줄이 달리는 등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이들은 진짜 아이돌처럼 공연을 하고, 대학 캠퍼스를 찾아가 취업설명회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포스코 그룹은 게임사 넥슨과 ‘판타스틸(FANTASTEEL)-신(新)철기시대의 서막’이라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광고영상을 만들어 선보였다. 철강 제품의 강인한 이미지와 게임 속 판타지를 접목해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냈다. MZ세대는 바로 반응했다. 지난 14일에 공개한 이후 일주일도 안 돼 유튜브 조회 수 400만회를 돌파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올해는 포항제철소 1기 설비 종합준공 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인류와 문명 발전에 기여한 철의 가치와 소중함을 박진감 넘치는 디지털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재조명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HD현대오일뱅크에서 지난 5월부터 8주에 걸쳐 공개한 웹드라마는 여전히 입에 오르내린다. 울트라 카젠 등의 제품을 의인화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얘기를 펼치는 학원물이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영상을 보고 또 보는 마니아층까지 생겼다.

기업들이 브랜드 마케팅에 다양한 방식을 접목하는 건 유행에 민감한 청년층을 공략하려는 의도다. 조금만 지루해도 영상을 넘겨버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콘텐츠 홍수 시대에 한 번이라도 더 눈길을 잡으려는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유튜브 콘텐츠로 호응을 이끄는 데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는 에버랜드가 꼽힌다. 자이언트 판다인 ‘푸바오’ 인기에 힘입어 채널을 개설한 지 12년6개월 만에 구독자 100만명을 모았다. 푸바오가 내년에 중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소식, 푸바오의 쌍둥이 여동생 출산 소식 등에 구독자는 급속도로 늘었다.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이 지난 2011년 1월에 개설한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엔 동영상 2500여개가 올라와 있다. 누적 조회 수만 3억9500만여회에 이른다. 에버랜드는 공식 채널 외에 직원들의 일하는 영상을 담은 ‘티타남’ 채널, 동물들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뿌빠TV’ 등도 운영 중이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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