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표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이 항공권 판매사이트를 고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최근 항공권 구매자들 사이에서 자주 이뤄지는 ‘스킵래깅’(Skiplagging)이라는 꼼수를 막기 위한 것인데,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항공전문매체 심플플라잉 등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은 최근 텍사스주 포트워스 소재 연방 지방법원에 온라인 항공권 판매업체인 스킵래그드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아메리칸항공은 공식 대리점이 아님에도 항공권을 무단으로 판매하고 수수료를 챙긴 점, 허가되지 않은 발권 관행인 스킵래깅을 조장하는 점 등을 지적했다.
스킵래깅은 예정된 목적지를 경유하는 항공권을 구매하고 최종 목적지가 아닌 중간 경유지에서 내리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항공사들이 직항보다 경유 항공권을 싸게 내놓을 때가 있는데 이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뉴욕~올랜도 항공편이 250달러인데, 뉴욕에서 올랜도를 거쳐 댈러스로 가는 항공편이 130달러에 나올 수 있다. 올랜도행을 원하는 구매자가 댈러스행 항공권을 구매하고 올랜도에서 내리면 120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항공권을 싸게 사고자 하는 이들 사이에선 스킵래깅이 인기를 끌었다.
중간 경유지에서 하차하는 건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항공사들은 이 같은 행위를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 중간에서 내리면 경유지 탑승 고객에게 항공권을 팔 수 없게 되는 점, 끝까지 타지 않고도 항공사 마일리지를 쌓는 점 등이 회사에 손해를 끼친다는 입장에서다.
다수의 미국 항공사는 2021년 1월 스킵래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아메리칸항공은 스킵래깅을 시도한 10대 승객에게 3년간 자사 항공권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항공업계는 미 연방법원이 스킵래깅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한다. 현재까지 항공사가 승리한 적은 없다. 앞서 루프트한자가 2019년 2월 최종 목적지까지 탑승하지 않은 승객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으나, 베를린 법원은 승객의 손을 들어줬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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