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격파!”
지난 8일 선교연합체 선교한국의 제18회 선국한국대회가 열린 경북 포항 한동대 효암관. 빨간색 십자가가 새겨진 태권도 도복을 입은 TIA태권도선교단원들은 소리를 지르며 3단 격파 시범을 보였다. ‘복음격파’를 성공적으로 한 단원들은 드라마로 예수님을 영접하도록 돕는 ‘태권도 사영리 드라마’를 선보이며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최근 서울 강서구 공항대로 선교단 도장에서 만난 TIA태권도선교단 대표 심창수(57) 목사와 그의 맏딸 태선(25)씨를 만났다. 심 목사는 “선국한국대회에서 단원들이 휴가를 반납하고 구슬땀을 흘리며 태권도로 예배했다”며 “‘선교 관심자’들이 모인 선교한국대회에서 태권도 선교를 소개할 수 있어 감사했다. 내년 ‘태권도 선교사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70명을 해외에 파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태권도 국가대표 출전 이력이 있는 심 목사는 선수 시절 순회공연으로 방문한 유럽에서 현지 교회들을 보며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영적으로 무너진 유럽 교회를 봤어요. 한국교회도 자칫 잘못하면 이렇게 되겠다 싶었죠. 태권도 달란트를 선교하는 데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는 용인대 졸업 후 세계스포츠선교회(이사장 이광훈 목사, 대표 임석순 목사)에서 활동하며 전도 공연 사역을 이어갔다. 그러다 제자 양육 사역을 하는 CCC를 만났다. 이곳에서 훈련받은 심 목사는 태권도(겨루기) 국가대표 출신인 박은주 간사와 태권도를 제자훈련 사역에 접목하며 94년 CCC 부설기관으로 선교단을 창설했다.
1996년 박 간사와 결혼한 뒤 가족 전체가 태권도 선교에 헌신하는 삶을 이어오고 있다. 심 목사는 “태권도 국가대표 부부다 보니 자녀들도 (태권도 선교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껄껄 웃었다. 그는 “첫째 딸 이름은 태선(태권도로 선교), 둘째 딸 태영(태권도로 영광), 막내딸 태희(태권도로 기쁨)로 이름을 지었는데 감사하게도 자녀들이 부모의 ‘태권도’ 유전자를 이어받아 함께 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선수 생활을 시작한 태선씨는 고등학생 때 국가대표 후보에 두 번 발탁됐다. 선수 생활을 하려 했으나 태권도 선교사 소명을 깨달은 그는 아신대 선교영어학과에 진학한 뒤 아버지 곁에서 사역을 동역하고 있다. 오륜교회 대안학교인 ‘꿈미학교’ 태권도 교사이기도 하다. 태선씨는 “어렸을 땐 남자 이름 같아서 바꾸려고 했었다”며 “대학 진학 후 이름에 담긴 특별한 의미를 체감했다. 아빠가 먼저 태권도 선교의 길을 열어놓으셔서 편하기도 하고 조언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선교단은 태권도로 전도·훈련·파송·재생산 사역을 한다. 이를 위해 ‘태권도 전문인선교사 훈련’ 레벨 1과 레벨 2를 개발했다. 12주 과정의 레벨 1 프로그램은 전도훈련, 강해설교(LTC), 태권도 훈련(TLTC), 팀빌딩으로 구성된다. 레벨 2는 레벨 1 프로그램을 잘 운영하는지 점검하고 태권도지도법 등을 전수하는 지도자 과정이다. 이 방법으로 국내외에서 태권도를 도구로 얼마든지 제자 양육을 할 수 있다. 선교단 창단 후 지금까지 40개국 150여명을 이 프로그램으로 파송했다.
심 목사는 태선씨와 함께 평소 운영하는 태권도학원에서도 지역 어린이들에게 복음을 가감 없이 전하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도장이 주일에는 태권도선교교회가 된다.
심 목사는 “해외에 파송한 제자들을 통해 현지인들까지 태권도 선교로 재생산 사역을 하는 것을 보면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2030년까지 500명의 태권도 전문인 선교사(레벨2)를 해외 파송하는 게 선교단의 비전”이라고 밝혔다. 선교단은 2017년부터 해외 선교사 제자들의 항공료 지원을 위한 ‘TIA 오병이어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한류열풍 속에서 특히 미전도 종족에게 복음을 전할 때 태권도가 선교 전략으로 쓰임 받는 것을 보게 됩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처럼 마지막 때에 하나님이 선교를 잘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에 주신 선물이 태권도가 아닐까 싶네요.”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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