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섬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확산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8일부터 현재까지 최소 111명이 사망한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에 이어 세계적인 휴양지에서 또다시 화재 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페르난도 클라비호 카나리아 제도 주지사는 전날 밤 기자 회견을 열어 “15일 밤 국립공원에서 시작된 산불이 통제 불가능한 상황까지 치달았다.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40년 동안 카나리아 제도에서 발생한 화재 중 가장 큰 규모”라며 “매우 힘든 밤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테네리페섬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산불은 현재까지 2600헥타르(26㎢) 이상을 태웠다. 산불 둘레는 31㎞에 달한다. 시 당국은 3800여명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정확한 인명 피해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인근 에스페란사 마을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집 밖에 나가면 숨이 막힌다. 마치 목에 무언가 걸린 느낌”이라고 말했다.
과학계에서는 인간이 촉발한 기후 변화 악영향이 이번 화재를 촉발했다고 평가했다. 카나리아 제도에는 폭염 날씨가 이어지며 많은 지역이 말라붙어서 산불 위험이 커졌다.
구조 당국은 항공기 17대와 소방관, 군인 350명을 투입해 화재를 진압 중이다. 스페인 본국에서 물을 끌어다 투하할 항공기도 도착했다. 테네리페섬 내 모든 산은 현재 폐쇄된 상태다. 아직 테네리페섬의 공항 두 곳은 정상 운영되고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