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3개월 된 아들의 얼굴에 이불을 덮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유기한 친모가 구속됐다.
제주경찰청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A씨(26)씨를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12월 23일 자정쯤 생후 3개월 된 아들 B군 얼굴에 이불을 덮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날 오전 7시쯤 숨진 아들을 포대기로 싼 뒤 쇼핑백에 넣어 주거지 인근 한 포구 테트라포드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귀포시는 출생신고가 된 B군의 영유아 예방접종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2년이 넘도록 검진을 받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친모 A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A씨 진술과 달리 B군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지난달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A씨가 아들을 낳은 뒤 100일간 양육하다가 사망케 한 정황을 확인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출산 후 경제력 등 어려움을 겪다가 고의로 아들 얼굴에 이불을 덮고 친척 집에 갔다가 돌아와보니 죽어있었다”며 “아들이 죽은 것을 확인하고, 쇼핑백에 넣어 인근 포구에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당초 A씨는 “대구에 있는 친부가 아들을 보호하고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계속된 진술이 엇갈리는 점 등을 수상히 여긴 경찰의 추궁 끝에 범행을 시인했다.
B군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또 A씨가 아들을 유기했다고 진술한 장소는 현재 매립된 곳으로 확인됨에 따라 시신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B군 친부로 지목한 남성은 현재 대구에서 결혼해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남성은 경찰조사에서 “그 시기 사귄 것은 맞지만, A씨가 임신한 사실을 알지 못했고, A씨 진술만으로 B군이 내 아들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진술했다.
제주=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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