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일인 15일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인 다마구시(비쭈기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 대금을 봉납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대금은 기시다 총리가 사비로 마련했으며 ‘자민당 총재’ 명의로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 전달했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0월 취임 이후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았지만 6차례 공물을 봉납했다.
여야 국회의원과 각료들도 이날 줄줄이 신사를 참배했다.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70여명이 이날 야스쿠니 신사를 찾았다.
각료 중에서는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배했다. 기시다 내각 발족 뒤 2년 연속 각료가 참배한 것이다. 일본 현직 각료는 2020년부터 4년 연속 패전일에 신사를 참배하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는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도조 히데키를 비롯한 A급 전범 14명 등 246만6000여명을 합사된 곳이다. 현직 총리나 각료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면 일본이 침략전쟁을 반성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돼 주변국과 갈등을 빚어왔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도쿄 치요다구 무도관에서 열린 제78주년 패전일(일본명 종전일) 전몰자 추도식에서 “전쟁의 참화를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 이 결연한 맹세를 앞으로도 관철하겠다”고 말했다. 반성을 말하지는 않았다.
한국 정부는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외교부는 이날 논평을 내고 “일본 정부와 의회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료를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