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도 많이 지쳤지만, 아무래도 가장 힘든 건 실종자 가족분들이지요”
지난달 15일 경북 북부지역에서 발생한 폭우와 산사태로 26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된 지 꼭 한 달이 지났다.
실종자 2명은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주민으로 윤모(62·여)씨는 남편과 대피 도중 산사태로 집과 함께 휩쓸렸다. 또 김모(68)씨는 집에 있다가 산사태로 인해 집과 함께 하천으로 휩쓸려 떠내려갔다.
실종 다음날부터 경북도소방본부는 매일 수 백 명의 인력과 장비를 동원한 수색에 나서 실종자들을 찾아 가족들 품으로 돌려보냈지만, 아직까지 두 명은 소식이 없다.
소방 당국은 광복절인 15일에도 어김없이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강창교에서 하류 4㎞까지는 수변수색이, 간방교에서 경천교까지는 포인트 수색이 이뤄졌다.
상주보에서 낙단보까지는 보트 등을 이용한 수상수색이, 형호교에서 경진교까지는 드론수색이 각각 실시됐다.
상주보에서 강정교령보까지 실시된 낙동강 수색에는 구조대원 75명과 차량, 드론, 보트가 동원됐다. 매몰 수색에도 대원 4명이 동참했다. 이날 수색에는 147명의 대원과 차량 57, 드론 14, 보트 10대 등 장비 82대에 수색견까지 동원됐다.
날씨는 덥고 수색이 장기화하면서 대원들의 피로도 역시 높아지고 있지만 아무도 힘들다는 내색은 하지 않는다. 실종자 가족들을 생각하면 하루 빨리 찾아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소방당국은 수색 초기 군과 경찰까지 동원한 대규모 인력이 수색에 나섰지만, 최근 들면서 인력은 줄이고 드론이나 보트 등 장비를 동원한 수중수색 등으로 방향을 바꿨다.
수색은 예천소방서가 주축이 되고 경북도내 각 소방서에서 차출된 인력들이 교대로 투입되고 있다. 하천을 중심으로 반복수색과 포인트 수색이 중점적으로 이뤄진다.
교대로 수색작업에 나서고 있는 예천소방서 소속 A씨는 “한 달간 계속된 수색으로 우리도 많이 지친 게 사실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장 힘든 건 실종자 가족이 아니겠냐?”며 “그 누구도 중단하겠다고 하지 않고 실종자를 찾아 가족들 품으로 보내드릴 때까지 최선을 다하자며 서로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수색기간 동안 고라니 사체 20여 마리를 찾을 정도로 인근 하천 등을 샅샅이 훑었다”며 “실종자들이 하류로 떠내려갔을 것으로 보고 벌방리 마을에서 80㎞ 떨어진 상주보와 낙단보 사이를 집중 수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실종자들이 인근 하천으로 유실됐을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보고 벌방리 마을 수색은 사실상 마무리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요구한 지점의 토사를 4~5 차례에 걸쳐 파헤쳤는데도 실종자들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사태 이후 엉망이었던 벌방리 마을은 이제 토사정리가 마무리 되면서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벌방리 이장 박우락 씨는 “실종자를 아직 못 찾은 게 가장 마음이 아프지만, 이제는 마을을 재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주택을 다 허물고 새로 지어야 하는 곳도 있고, 생업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도소방본부 관계자는 “벌방리에서 상주보까지 모든 하천의 수위를 낮춰가며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아직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며 “이번주에는 상주보에서 낙단보까지 15㎞ 지점을 집중수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천=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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