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앞두고 일본 도쿄에 있는 주일 한국대사관 건물을 폭파하겠다는 협박성 이메일이 발송돼 대사관 측이 경찰에 신고했다.
대사관 측은 14일 “소마 와타루라는 이름을 사용한 인물이 지난주 협박 메일을 보내 관할 경찰서에 신고했다”며 “이에 일본 경찰이 당분간 대사관 주변 경비 인력을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박범은 이메일에 “나는 일본인이다. 폭파를 예고한다”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일본 정계와 통일교의 관계, 일본의 군국화, 중국에 대해 증오를 부추기는 보도 등을 지목하면서 “현 상황을 우려한다”고 적었다.
다만 구체적인 폭파 예고 시점은 적시하지 않았다.
대사관은 글의 내용이 두서가 없어 장난으로 보낸 이메일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으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에 한 달 가량 경비 강화를 요청했다.
일본 경찰은 소마 와타루라는 이름은 도용된 명의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국에서도 지난주부터 일본발 폭파 협박 이메일이 여러 곳에 발송돼 한국 경찰이 수사 중이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서울시청 내 여러 곳에 고성능 폭탄을 설치했다. 폭파 시각은 8월 15일 오후 3시34분’이라는 내용의 이메일이 지난 13일 서울시 한 부서로 발송됐다고 밝혔다. 해당 이메일의 인터넷 주소(IP)는 일본으로 확인됐다.
지난 8일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살해하라. 8월 9일 15시34분까지 살해하지 않으면 시한폭탄을 폭발시키겠다”는 내용의 메일이 서울시 공무원 등 여러 명에게 발송됐다.
다음날인 9일에도 서울 남산타워와 국립중앙박물관을 폭파하겠다는 이메일이 서울시 브랜드담당관실 쪽으로 발송돼 경찰이 관련 장소를 수색했다.
서울시청 폭파 예고 메일과 앞선 두 개의 이메일의 발신인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은 내용이 유사하다는 점에 비춰 동일 인물의 소행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병합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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