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의 캡틴 데뷔전이자 ‘단짝’ 해리 케인 없이 치러낸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이 영국 언론으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손흥민이 수비 가담 중 페널티킥을 헌납하고 무승부를 거둔 이 경기를 놓고 토트넘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산만했다”고 총평했다.
토트넘은 13일(현지시간) 영국 브렌트포드 지테크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브렌트포드와 가진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원정경기를 2대 2 무승부로 끝냈다. 올 시즌 토트넘의 주장으로 선임된 손흥민은 이 경기에서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 선수의 주장 선임은 퀸즈파크 레인저스 소속이던 박지성에 이어 두 번째다.
이 경기는 핵심 스트라이커인 케인을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보낸 뒤 토트넘의 첫 정규전이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데뷔전이기도 했다. 하지만 케인의 빈자리는 여전히 컸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지도력은 미흡했다. 무엇보다 손흥민의 기량이 의욕만큼 발휘되지 않았다.
손흥민은 1-0으로 앞선 전반 20분을 넘겨 수비에 가담하던 중 상대 미드필더 마티아스 옌센의 발을 걷어찼다. 이 순간은 비디오판독(VAR) 끝에 페널티킥 판정으로 이어졌다. 토트넘은 키커로 나선 상대 공격수 브라이언 음베우모에게 전반 26분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후 1골씩 주고받아 승부를 가리지 못하는 과정에서 손흥민은 공격 포인트를 쌓지 못하고 후반 30분 교체됐다.
영국 언론은 손흥민의 활약상에 낙제점을 매겼다. 영국 스포츠채널 스카이스포츠는 “토트넘의 새 주장 손흥민은 초반에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기대처럼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영국 대중지 미러는 “한국의 슈퍼스타 손흥민은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헤딩 선제골 이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손흥민의 경기력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경기력의 일시적인 하락인지, 혹은 ‘월드클래스’의 기량을 더 볼 수 없는지 의문을 남겼다”고 했다.
영국 스포츠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낮은 평점인 6.1점을 매겼다. 손흥민 아래에는 5.9점을 받은 미드필더 올리버 스킵뿐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나도 산만했다. 다른 사람들도 산만하다고 느꼈을 것”이라며 “전반전을 끝낸 뒤 그 증거를 확인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페널티킥을 허용하고 1-2로 역전을 당해 좌절할 수 있었지만 우리 선수들은 경기를 다시 시작하려는 의지가 강했다”고 선수들을 다독였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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