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지역 대표적 공연단체 극단 ‘토박이’가 창단 40주년을 맞는다.
지역에 거점을 두고 이웃과 동고동락해온 극단 토박이가 불혹의 연륜을 집약한 3편의 공연으로 ‘굿 스테이지 페스티벌’을 벌인다.
6일 지역 연극계에 따르면 마당극단 ‘광대’를 이끌던 고 박효선을 주축으로 1983년 11월 창단한 토박이는 그동안 광주를 떠나지 않고 꾸준한 연극무대를 이어왔다.
1998년 고인이 된 박효선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도청 항쟁지도부 홍보부장으로 활동했다.
전남대 출신의 그는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으로 5·18의 참상을 알리는 연극 창작에 헌신했다.
동명동 민들레 소극장을 근거지로 한 극단 토박이는 5·18 등 지역의 역사적 사건을 작품 소재로 삼아 지역민의 애환을 담은 창작극 중심의 연극·문화예술 사업을 펼치고 있다.
창단 이후 ‘금희의 오월’, ‘청실홍실’, ‘모란꽃’, ‘마중’, ‘가물치 왕자’,‘오! 금남식당’, ‘날아라 나비야!’ 등의 주요 창작극을 무대에 올렸다.
그동안 5·18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연극작품 ‘금희의 오월’ 등 5·18을 소재로 한 많은 연극공연으로 ‘오월극’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5·18의 전국화·세계화와 함께 민주화의 도시 광주의 정체성을 자리매김하는 연극 창작·공연에 주력했다는 것이다.
실제 ‘오월극의 고전’으로 꼽히는 금희의 오월은 1995년~1996년 미국 8개 도시와 캐나다 순회공연을 하기도 했다.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은 역사성과 작품성을 갖췄다는 호응 속에 매회 기립박수를 받았다.
극단 토박이는 40주년 첫 기념공연 ‘새는 앉는 곳마다 깃이 떨어진다’를 11일과 12일 선보인다.
평안도가 고향인 ‘이 노인’의 병실에 비전향 장기수 ‘서 노인’이 함께 입원하면서 시작되는 이 연극은 두 노인을 통해 한반도 분단과 통일의 염원이 서린 국내 현대사를 익살스럽게 담아낸다.
이어 10월에는 경매 위기에 처한 낡고 오래된 ‘브라보 원룸 하우스’에서 고령화 사회의 계층 갈등과 그에 관한 해법을 다룬 ‘꽃이여 바람이여’가 뒤를 잇는다.
3편의 연극으로 짜여지는 ‘굿 스테이지 페스티벌’은 모두 무료 공연으로 11월 5·18 연극 ‘버스킹’이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이 연극은 실제 광주 도심을 운행 중인 518번 시내버스에 1980년 당시 계엄군이던 의문의 남자가 탑승한 뒤 승객들과 충돌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엮어내고 있다.
극단 토박이 관계자는 “현대사의 비극 1980년 5·18을 연극이라는 매개체로 세상에 알려왔다”며 “40주년 기념공연을 통해 그날의 공동체 정신을 다시 한번 시민들과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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