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이후 온라인에서는 사건 현장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올리지 말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모방 범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범죄(분당 흉기 난동 사건)는 신림역 사건을 모방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사건 또한 제2, 제3의 사건에 원인이 될 수 있다. 영상과 사진을 올리지 말아달라”는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영상을 보고 잔인함을 느끼는 우리와는 달리 누군가는 영상을 보며 ‘나도 저렇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며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현역 영상 올리지 말자”라는 게시물이 올라 많은 이들의 추천을 받았다. 작성자는 “신림역 사건 범인도 홍콩 묻지마 살인의 영상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며 “너무 자극적인 장면들이 계속 노출되니 이를 모방하는 범죄가 발생한다. 모두 자중하자”고 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저런 영상이 이상한 생각이나 비뚤어진 사람들을 자극하는 것 같다” “진심으로 피해자를 위한다면 보지도 않을 것이다” “자극적인 장면을 계속 보는 게 피로하다” 등 공감을 표하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
최근 다중이용시설에서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테러성 잔혹 범행이 잇따르면서 온라인상에서 관련 영상 유포도 늘어나는 가운데 모방범죄 예방을 위해서라도 관련 영상의 유포를 막자는 자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는 서울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이를 모방하듯 비슷한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살인 예고성 글이 온라인에 잇따르고, 실제로 비슷한 범행이 경기도 분당에서 재발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언론에서 선정적인 보도가 이어질 경우 모방 심리가 있는 사람들에게 범행에 대한 충동, 세상으로부터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착각을 심어줄 수 있다”며 “앞선 범죄를 모방하는 것뿐 아니라 허위로 예고 글을 올리는 행위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처벌해 모방 심리에 대한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현장 CCTV 영상 등이 온라인에 게시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될 수 있으니 영상 게시 또는 전파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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