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에 투입할 병력을 확보하기 위해 카자흐스탄 인터넷 사용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광고를 게시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공방전을 주고받으며 전쟁이 장기화 흐름에 접어들자 병력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카자흐스탄 인터넷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채널에 러시아군 모집을 위한 팝업 광고들을 게시했다. 해당 광고에는 러시아·카자흐스탄 국기와 함께 ‘서로 어깨를 맞대고’라는 문구가 담겼다.
전쟁에 참여한 이들에게 구체적인 보수도 약속했다. 러시아군과 계약하는 사람들에게 49만5000루블(약 680만원)을 일시불로 지급한다고 명시했다. 또 최소 19만 루블(약 260만원)의 월급과 기타 혜택 등을 제공한다고 적었다.
이 광고는 러시아 극동 사할린 지역에 있는 러시아군에 합류할 수 있도록 하는 웹사이트에 연결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웹사이트 소유자는 사할린주 정부가 설립한 인적자본 개발기관으로 등장한다. 카자흐스탄 정보사회개발부는 러시아군 모집 광고와 관래 묻는 로이터통신의 논평 요청에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대대적 반격을 막아내는 과정에서 보병 인력을 충원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재정적으로 어려운 중앙아시아 국가 국민이 신병 모집에 타깃이 된 것이다. 보통 모병 활동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출신 이주 노동자 수백만 명이 일하는 러시아 내에서 이뤄져 왔는데, 모병 홍보 활동을 점차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옛 소련권인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러시아의 전통적 우방으로 러시아와 경제·군사 등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에는 중립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자국민들의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엄격히 금지하는 데다 적발 시 형사 처벌하겠다고 여러 차례 경고했다.
앞서 키르기스스탄 법원은 지난 5월 러시아 측 용병으로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자국민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모병 홍보 활동을 확대한 것을 두고 고질적인 병력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애국심과 사명감을 강조한 영상을 SNS에 지속적으로 게시하는 등 신병들을 전장에 끌어들이기 위해 열을 올려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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