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공군기가 지난 1일 평양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근거로 북한과 러시아 간 모종의 협상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본 언론으로부터 나왔다. 당시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방북한 지 5일 뒤였다.
교도통신이 3일 인용한 항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 기록을 보면 러시아 공군 소속 일류신(IL)-62 여객기 1대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출발해 1일 오전 북한 평양순안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2일 오후 이륙해 모스크바로 돌아갔다.
쇼이구 장관은 북한이 ‘전승일’로 기념하는 6·25전쟁 정전협정체결일인 지난달 25∼27일 러시아 군사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에 방문했다. 쇼이구 장관이 귀국한 지 5일 만에 러시아 공군기가 평양으로 향한 것이다.
쇼이구 장관은 지난달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예방했다. 교도통신은 “북한과 러시아가 어떤 합의를 배경으로 (러시아) 고위 관리가 북한을 방문해 교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북한은 이번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러 평양을 찾은 외빈 중 러시아 대표단을 가장 부각시켰다. 김 위원장이 무기 전시장에서 쇼이구 장관에게 직접 무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쇼이구 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할 북한산 무기를 수입하기 위해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북한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정보당국으로부터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전에서 사용할 포탄을 제공했거나 공급하려는 정황이 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쇼이구 장관의 방북 뒤인 지난달 31일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우리는 북한이 (유엔) 제재를 위반하거나 제재해야 하는 행동을 할 때 (추가) 제재를 주저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대표단의 지난달 방북은 북한은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 2월 이후 처음 이뤄진 고위금 교류여서 주목을 받았다. 북한은 코로나 발발 이후 러시아는 물론 중국과의 열차·항공기 운항도 전면 중단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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