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운영하던 업체를 폐업하면서 임금 체불로 인한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해 고소취하장을 위조한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대표가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았다.
4일 법조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최근 창원지법 통영지원 차선영 판사는 사문서위조 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대표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5월 업체를 폐업하면서 체당금 신청을 위해 직원들에게서 미리 고소장과 고소취소장을 받은 후 고소취소장 날짜를 위조해 검찰에 제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체당금은 업체 도산 시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직원들에게 밀린 임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당사자 고소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임금체불은 반의사불벌죄라 고소가 취하되면 처벌을 면할 수 있다.
이에 A씨는 처벌을 면하기 위해 현장소장과 총무 담당을 시켜 직원들로부터 고소장을 받으면서 퇴직금 지급을 조건으로 수사기관에 제출할 고소취소장을 미리 받았다.
이후 A 대표는 고소취소장에 임의로 날짜를 적어 검찰에 제출하면서 실제로 불기소됐었다. 그러나 당시 고소취소장을 회사에 제출한 하청 노동자와 노동계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A씨는 결국 기소됐다.
재판부는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형사 처벌을 면하고자 직원들을 동원해 수십장의 고소취소장을 위조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관계자는 “조선업계에 이미 임금 체불은 체당금으로 충당하고 형사처벌은 면하는 ‘셀프 고소·셀프 고소 취소’가 만연 하다”며 “수사기관의 수사 강화를 당부했다.
창원=강민한 기자 kmh0105@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