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친분을 쌓은 뒤 돈을 뜯어내는 이른바 ‘로맨스스캠’에 속아 노후 자금을 날릴뻔한 60대가 은행원의 도움으로 큰 피해를 면했다.
28일 경기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60대 남성 A씨는 지난 3일 고양시 덕양구의 한 농협은행 지점을 방문해 자신의 공무원 연금 5100만원을 다른 사람의 통장으로 송금했다. A씨는 은행에서 나온 직후 상대 계좌가 사용 정지된 상태라 송금이 취소된 것을 알게 됐다. A씨는 상대로부터 다른 계좌번호를 받아 다시 송금하기 위해 은행에 들어왔다.
처음부터 이 상황을 지켜봤던 은행원 B씨는 뭔가 수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A씨의 명세서와 통화내용 등을 살펴본 뒤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수사 결과 A씨는 온라인에서 알게 돼 친해진 불상의 상대 C씨에게 속은 것으로 파악됐다. C씨는 SNS로 A씨와 친분을 쌓은 후 “자녀 수술비가 필요한데 해외에 돈이 묶여 있으니 돈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C씨의 말에 속은 A씨는 800만원을 이미 송금한 상태였으며, 추가로 자신의 노후 자금까지 송금하려 했다.
경찰 관계자는 “SNS에서 만난 상대에게 호감을 산 후 각종 빌미로 돈을 갈취하는 로맨스 스캠으로 파악됐다”며 “은행원의 눈썰미가 아니었다면 피해자는 수천만원의 노후 자금을 날릴 뻔했다”고 설명했다. 고양경찰서는 은행원 B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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