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기후운동가들이 신규 석유·가스 사업을 허가하는 스코틀랜드 정부에 반발하며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초상화에 페인트칠을 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스코틀랜드의 환경단체 ‘디스 이즈 리그드’(This Is Rigged) 소속 활동가 2명은 이날 오후 3시쯤 스코틀랜드 국립 초상화 미술관에서 찰스 3세 초상화 보호 유리막 위에 분홍색 페인트 스프레이를 뿌렸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들은 종이를 뚫어 만든 스텐실 글씨 판을 이용해 유리 보호막의 왼편 상단에 ‘백성이 영주보다 더 강하다’(The people are mightier than a lord)는 글귀를 남겼다.
이 글귀는 1880년대 스코틀랜드에서 토지 점령 등 행동으로 소작농 권리 운동을 벌인 ‘하일랜드 토지 연맹’(Highland Land League)이 썼던 구호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활동가들은 찰스 3세의 상체 부분에도 분홍색 페인트를 칠을 한 뒤 초상화 양옆 아래에 앉아 접착제로 자신들의 손바닥을 바닥에 붙였다.
이 시위를 벌인 벤 테일러(28)는 트위터에서 “왜 스코틀랜드 정부는 새로운 석유·가스 개발에 반대하지 않고 계속 허가하느냐”라며 “젊은이들의 미래를 위한다면 신규 석유·가스 허가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코틀랜드 정부가 사람들을 위해 권력을 사용하도록 우리는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미술관 관계자는 “오늘 오후 시위로 현대 초상화관을 폐쇄했지만 미술관 내 다른 공간은 방문객들에게 정상적으로 개방되어 있다”며 “시위가 미친 영향을 평가하고 있는데 실제 작품이 손상된 흔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서지윤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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