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수지(29·본명 배수지)를 상대로 모욕적인 내용의 인터넷 댓글을 단 누리꾼이 약 8년 만에 벌금 50만원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27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40대 이모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씨는 2015년 10∼12월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수지 관련 기사에 ‘국민호텔녀’, ‘영화 폭망 퇴물 수지’ 등의 댓글을 달았다가 수지에게 고소당했다.
검찰은 이씨에 대해 벌금형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그러나 이씨는 무죄를 주장하면서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1심은 댓글 전부를 유죄로 판단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이씨가 작성한 댓글들이 사회 통념상 처벌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무죄로 판단을 뒤집었다. 공적 인물에 대한 표현의 자유는 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도 담겼다.
검찰이 불복해 열린 상고심에서 대법원은 다른 댓글들은 표현의 자유의 영역 안이어서 처벌하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국민호텔녀’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피해자를 성적 대상화하는 방법으로 비하하는 것으로서 여성 연예인인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모멸적인 표현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에 돌려보냈다.
파기환송 후 2심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이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이씨는 재차 상고했으나 이날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며 이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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