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장 이순창 목사) 총회가 이중직(자비량) 목회의 정의와 요건을 확립해 산하 교회에 보급할 예정이다. 예장통합은 지난해 제107회 총회에서 미자립교회(자립대상교회)에 한해 이중직 목회를 허락했다. 이에 따라 목회 현장에서 혼란이 없도록 관련 지침을 마련해 올해 9월 총회에 보고한다.
예장통합 자비량목회연구위원회(위원장 홍정근 목사)는 이번 회기 연구 끝에 이중직 목회를 ‘변화하는 목회 현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자립대상교회 목회의 한 형태이며 목회와 목회 외의 다른 직업에 참여해 선교적 소명을 구현하려는 목회적 실천’으로 정의했다. 이중직이 경제적 이득을 얻는 게 목적이 아니라 목회의 한 방법이라는 데 방점을 두는 것이다.
홍정근 위원장은 23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예장통합이 지난해 이중직 목회를 통과시켰지만 그동안 이중직 목회자는 많이 존재했다. 목회에 대한 남다른 소명이 있기에 이중직을 하면서도 목회를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이들이 당당하고 자신 있게 목회를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제도를 만드는 데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이중직 목회를 할 수 있는 조건도 명확히 했다. 총회 결의에 따라 자립대상교회 목회자나 노회가 허락한 전도 목사 등에 한해 이중직이 가능하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목회 계획서를 포함한 이중직 신청서 등 소정의 서류를 노회에 제출하도록 했다. 노회는 관련 내용을 확인해 이중직 허락 여부를 결정한다.
또 이중직 목회자는 정기적으로 노회에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노회는 이들의 건강한 목회와 정체성 및 영성 회복을 위한 다양한 세미나를 마련하는 등 목회자들을 다방면에서 도울 예정이다.
홍 위원장은 “목회자의 사정은 노회에서 가장 잘 알기 때문에 각 노회가 이중직 목회자를 관리할 수 있게 했다”며 “사회가 다변화되면서 다양한 목회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이중직 목회자 지침을 통해 급변하는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목회가 일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중직 목회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미자립교회에 한해 이중직을 허락하는 교단은 예장통합과 예장합동, 기독교대한감리회 등 소수다. 예장통합이 만든 이번 지침이 제108회 총회를 통과하면 타 교단의 이중직 결의 및 목회자 관리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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