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참석하는 한·미·일 정상회의가 다음 달 18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될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8월 중 미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는 3국 간 조율을 거쳐 빠른 시일 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3국 정상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를 만났을 때 워싱턴으로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지 약 3개월 만에 열리는 것이다.
한·미·일 정상이 3자 회의만을 위해 모이는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은 다자회의 참석을 계기로 3자 회의가 열렸었다. 한·미·일 정상이 별도의 3자 회의를 개최하는 것 자체가 권위주의 진영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3국 간 협력 방안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하는 등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
정상회의가 미국에서 열리는 만큼 바이든 대통령이 대(對)중국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한국과 일본의 협력을 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도체 공급망 구축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이슈에서의 연대 방안도 의제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회의가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캠프 데이비드는 워싱턴 백악관에서 100㎞가량 떨어진 메릴랜드주 산속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의 공식 휴양지다. 미 해군이 관리하는 시설이어서 ‘캠프(군 기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1978년 이스라엘과 이집트 간 평화교섭인 ‘캠프 데이비드 협정’의 무대가 되는 등 중요한 외교적 합의가 이뤄진 장소이기도 하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이후 캠프 데이비드에 외국 정상을 초청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그만큼 한·미·일의 공조가 굳건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다.
한국 대통령 중에는 2008년 4월 이명박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이후 15년 만에 한국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를 찾게 된 것이다. 지난 4월 미국을 국빈방문했던 윤 대통령은 약 4개월 만에 다시 방미길에 오르게 됐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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