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등 건축공사 현장에서의 잇따른 부실시공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안이 이어지자 상위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동영상 기록관리 방안 시행을 압박하고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9일 민간 공동주택 재개발 현장인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3구역 공사 현장을 찾아 “후진국형 부실공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는 초심으로 돌아가 부실시공 제로를 목표로 부실공사와의 전쟁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어 “순살자이·통뼈캐슬 사건을 계기로 요즘도 부실 공사가 횡행하고 있다 하는 사실을 국민들이 알게 됐다. 건설회사들도 신뢰를 다시 회복해야 된다”며 민간 건설사들이 서울시의 동영상 기록관리 방안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서울시는 도급 순위 상위 30개 건설사에 동영상 기록관리 확대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까지 보냈다.
앞서 시는 지난해 7월부터 100억원 이상의 74개 공공 공사장을 대상으로 기록관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100억원 미만의 공공 공사와 민간건축공사장에 대해서도 이를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현행 건축법은 사진 및 동영상 촬영 대상을 다중이용 건축물·특수구조 건축물·3층 이상 필로티 형식 건축물로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에서는 지난해 국토교통부에 건축법 개정을 건의한 상태다.
시는 건축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원래 건축허가 조건에 주요공정별 사진 및 동영상을 촬영해 보관하는 방안을 추가하는 형식으로 민간 공사장도 내년부터 동영상 기록관리에 동참하도록 유도하려고 했다.
하지만 시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자 오 시장이 직접 나선 것이다. 특히 오 시장이 이날 찾은 이문3구역의 시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월 공사 중 외벽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의 시공사이며, GS건설은 지난 4월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의 시공사다.
오 시장이 나서 문제가 발생한 건설사들의 시공 현장을 찾아 사실상 동영상 기록관리 참여를 압박한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 시장이 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 시공하고 있는 현장을 방문한 것이나 서울시에서 공문을 보냈다는 것은 내년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당장 제도를 시행하라는 뜻과 다르지 않다”며 “일부 건설사에서는 호응해서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선제적으로 동영상 기록관리에 참여하는 건설사를 대상으로는 지난 1년간의 동영상 기록관리 관련 노하우나 매뉴얼도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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