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문자를 10개 이상 받을 정도의 심각한 호우로 펜션에 갈 수 없게 된 소비자가 ‘재난 문자는 안전유의 취지’라는 이유로 환불을 거절 당한 사연이 알려져 논란이다.
A씨는 지난 15일 충남 공주의 한 펜션을 이용하기로 했다가 기상 상황으로 예약 취소를 하려했으나 환불 요청을 거절당했다는 사연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했다.
그는 “14일부터 호우 기상 상태가 걱정되어 사장님한테 전화해 기상악화로 인해 환불 요청을 했지만 펜션 규정상 전일, 당일은 전액 환불 불가로 환불이 안된다고 했다. 다만 당일 천재지변으로 펜션을 못오게 되면 환불을 해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 15일 실제 폭우가 쏟아지면서 펜션을 못 갈 정도로 기상이 악화됐다고 판단한 A씨는 재차 환불을 요청했지만 B씨는 환불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A씨는 “15일 아침 공주 지역에 재난 문자가 10개 이상 왔다. 홍수경보, 침수로 인한 주민 대피, 공주대교와 마티고개길 등 교통 통제 이상의 상황이 발생됐다”면서 “그런데도 사장님은 ‘본인 펜션에 오는 길은 막힌 곳이 없으니 올 수 있다’며 천재지변이 아니라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공주 지역에는 이틀새 500여㎜의 물폭탄이 쏟아져 피해가 이어졌다. 공주 옥룡동, 금성동 등 곳곳이 물에 잠겨 50대 주민 1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대피했다. 금강교에는 홍수경보가 발효돼 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농지가 침수되는 등 시설 피해를 입었고, 공산성·무령왕릉 등 세계문화유산마저 곳곳이 물에 잠기기도 했다.
그러나 B씨는 정부 재난문자를 언급하며 환불을 요청하는 A씨를 오히려 나무라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A씨가 공개한 문자에 따르면 B씨는 “(펜션으로 오는) 모든 방향 정상 진입이 가능하니 펜션 이용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그리고 자꾸 천재지변을 말씀하시는데 정부에서 보내는 문자는 안전에 유의하라는 안전 문자다”라고 말했다. 정부 안전 안내 문자가 펜션이 위치한 지역과 직접 관련된 것이 아니며, 주의 수준의 상황이라는 취지다.
A씨는 “정부에서 보낸 문자를 ‘안전에 유의하라고만 하는 것’이라고 하는 업주는 처음 본다”며 “목숨을 책임져 줄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누리꾼들은 “제가 공주 사는데 지금 시내지역 침수로 많이 위험한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문의하라”, “천재지변에 온다고 해도 말려야 할 판에 서비스가 아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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