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인들과 어울려 고스톱을 친다는 이유로 상습적으로 아내를 폭행하고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60대 남편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주경태)는 상해치사와 특수상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66)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1월 26일 오후 11시쯤 포항 남구에 있는 아내 B씨가 운영하는 소주방에서 말다툼과 몸싸움을 벌이던 중 나무 재질로 된 상으로 B씨 머리를 때린 뒤 남구 장기면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B씨가 주변 지인과 함께 술을 마시다가 다른 장소로 옮겨 고스톱을 치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고 말다툼을 벌이다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2017년 5월과 7월에도 B씨가 주변 이웃과 어울려 고스톱을 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해 말다툼을 벌이고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사건 이후인 2018년 1월 30일 자신의 딸을 B씨인 것처럼 속여 B씨 명의의 소주방 화재보험을 해지해 환급금을 받기도 했다.
이후 B씨 시신은 실종 신고로 수색이 시작된 지 약 열흘이 지난 2월 6일 포항 한 방파제 부근에서 발견됐다. 당초 경찰 수사에서 용의선상에 올랐지만 뚜렷한 증거가 확인되지 않아 무혐의 송치됐던 A씨는 지난해 검찰의 보완수사 지시를 거쳐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B씨에 대한 상해치사나 업무방해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입증됐다”며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35년간 함께 산 아내와 부부싸움을 하면서 충동적으로 폭행하고 상해를 가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피해자가 숨졌거나 숨진 것으로 보이자 숨기기 위해 바다에 던짐으로써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대구지검 포항지청은 형이 가볍다고 판단해 항소하기로 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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