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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60%, TSMC 55%’ 3나노 수율 역전… 삼성 파운드리 ‘탈환’ 시동


삼성전자의 3나노 공정 수율이 TSMC를 제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초미세공정의 경쟁력에 발목 잡혀 고객사를 잃어왔던 삼성전자가 ‘반격’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된다.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삼성파운드리전’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삼성전자 4나노 공정의 수율이 75% 이상, 3나노는 60% 이상이라고 추정했다. TSMC의 경우 4나노 수율이 80% 정도다. 삼성전자가 거의 근접한 수준까지 따라 잡은 것이다. 빠른 시간 안에 수율을 잡은 비결로 ‘반도체 업황 부진’이 꼽힌다. 업황 부진으로 테스트 웨이퍼 투입량을 늘릴 수 있었고, 이는 7나노 미만 공정의 수율 개선 기회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3나노 수율이 60%라는 대목은 눈여겨 볼 만 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TSMC의 수율보다 높아서다. IT매체 wccf테크에 따르면 TSMC는 N3(3나노) 공정으로 애플 A17, M3 칩셋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수율은 55%에 머무는 것으로 관측된다.


낮은 수율 때문에 TSMC는 투입된 웨이퍼 단위(개당 1만7000달러)로 가격을 받지 않고, 양품의 칩(KGD·known good die)을 대상으로만 애플에 청구하는 방식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수율 70%를 넘기면 투입된 웨이퍼당 돈을 받는 식으로 변경할 방침이다. TSMC는 분기당 수율을 5% 포인트 끌어올리는 걸 목표로 한다. 때문에 최소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충분한 생산량 확보가 어려워 A17은 아이폰 15 프로 라인업에만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TSMC의 제조단가가 계속 오르고, 물량이 몰리면서 주요 고객사가 ‘이원화’를 원한다는 점도 삼성전자에 유리한 상황이다. 하이투자증권은 TSMC가 목표 마진율 53%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 애리조나 공장의 경우 최대 30%, 일본 구마모토 공장의 경우 15%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TSMC 3나노 공정의 가격은 2만 달러로, 5나노 대비 25% 인상돼 애플을 제외한 주요 고객사는 올해 4나노 공정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TSMC로 물량이 쏠리고 있다. 주요 팹리스 업체들은 TSMC 외에 다른 파운드리 업체를 찾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일부를 삼성전자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공급망 안정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를 통해서도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고, 인텔 파운드리를 활용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3나노부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선제 도입한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TSMC와 인텔은 2나노부터 GAA를 도입할 예정이다. 초반 수율을 잡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3나노부터 GAA를 도입한 노하우를 쌓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TSMC를 제치고 주요 고객을 확보했던 ‘경험’이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TSMC보다 먼저 14나노 공정 진입에 성공했고 애플, 퀄컴 등의 물량을 대부분 수주하기도 했다. 다만 7나노 미만 초미세공정에서 TSMC가 앞서가고, 애플이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관련 소송을 벌이면서 물량을 TSMC로 옮기는 바람에 ‘무게 추’가 급격하게 TSMC로 기울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1위를 하는데 10년이 걸렸다. 지금은 시장의 신뢰를 쌓아야 하는 시간”이라고 진단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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