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 수영복 차림의 미국인 여성들이 탑승한 택시에 이어 파출소에서도 난동을 부려 긴급체포됐는데, 마약을 투약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30대 A씨와 20대 B, C씨 등 미국인 여성 3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8일 오후 6시쯤 서초구 우면동의 한 도로에서 타고 있던 택시에서 소리를 지르고 앞좌석을 발로 차는 등 난동을 부리다가 택시기사의 신고로 우면파출소에 인계됐다.
KBS가 입수해 공개한 CCTV 영상에 따르면 이들은 파출소에서도 경찰이 건넨 우의를 벗어던지고 경찰을 밀치며 소란을 피웠다. 여경을 비롯한 경찰관 대여섯 명이 붙어 만류했지만 소용없었다. 지인 1명까지 합세하면서 이들 3명의 난동은 두 시간 넘게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훈 우면파출소 경위는 “이들이 비키니를 벗어던지고 유리문을 핥으려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했다”며 “술 냄새는 나지 않는데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것으로 미루어 마약을 의심, 강력팀에 공조요청을 했다”고 KBS에 전했다.
간이 시약 검사 결과 두 명에게서는 필로폰 양성 반응이, 한 명에게서는 대마 양성 반응이 각각 나왔다.
이들은 과천 서울랜드 물놀이 축제에 참석했던 미국인으로 확인됐다. 축제 현장 요원이 화장실에 누워 있는 이들을 발견해 택시에 태워 귀가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물놀이 “축제에서 누군가 준 물을 마셨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축제 전 투숙 중인 호텔에서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호텔에서 남은 마약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마약을 유통한 혐의는 없는지 등에 대해 추가 조사하는 한편 이들을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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