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계약(CMO) 누적수주액 2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에 이어 노바티스와 대규모 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으면서다. 역대 최고 수주액을 달성한 2020년 약 1조9000억원의 기록을 6개월여 만에 경신했다. 하반기 실적까지 더해지면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누적 수주금액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톱5 제약사인 노바티스와 3억9000만달러(약 5111억원) 규모의 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지난 4일 화이자와 8억8700만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의 CMO 계약을 발표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대규모 계약 실적이 추가됐다.
이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누적 수주금액은 공시 기준으로 2조338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화이자, 노바티스 두 회사와의 계약 금액만 1조7000억원 이상으로 지난해 전체 수주금액인 1조7835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누적 수주 금액 100억달러(약 13조원)를 돌파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글로벌 상위 빅파마 20곳 중 13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 경쟁력은 압도적인 생산능력과 속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량 생산을 빠르게 할 수 있을뿐 아니라 품질경쟁력까지 높게 평가되고 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능력은 60만4000ℓ에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다.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인 투자가 주효했다. 2011년 3만ℓ 규모의 생산이 가능한 1공장을 세운 뒤 2013년 2공장(15만4000ℓ 규모), 2015년 3공장(18만ℓ)을 증설했다. 2020년에는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4공장(24만ℓ)을 착공해 지난달 완전 가동에 돌입했다. 지난 4월 착공한 5공장(18만ℓ)은 2025년 4월 완공될 예정이다.
속도전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인 기술이전 기간을 업계 평균의 절반 수준인 3개월로 단축했다. 기술이전 전문팀을 구성하고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프로세스 최적화를 진행한 게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화를 통해 기술이전 기간도 단축했다.
존 림 사장의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고객만족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경영방식도 실적을 이끌고 있다. 존 림 사장은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분야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최대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빅파마를 집중 공략해 수주 성과를 올리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글로벌 세일즈를 현장에서 직접 진두지휘하며 고객사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빅파마들과의 연이은 대형 수주 계약 소식을 알리며 K-바이오 선도기업으로서 ‘초격차’ 경쟁력을 증명하며 성장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수주 행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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