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대한 전폭적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양 정상은 다음 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가 이 문제를 마무리 짓는 적기라고 밝혔다. 그러나 튀르키예의 완강한 반대로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우리는 다음 주 있을 나토 정상회의를 준비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말하지만 미국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전적으로, 전적으로 지지하다”고 밝혔다. 이어 “스웨덴은 우리 동맹을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며, 나는 스웨덴의 가입을 간절히 고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정상 회담 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빌뉴스 회담이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마무리하는 적절한 시기라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다만 “튀르키예만이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군사 중립국을 표방하며 나토에 가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불안이 고조되자 지난해 5월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핀란드는 지난 4월 나토 가입이 승인됐지만, 스웨덴은 튀르키예와 헝가리 반대로 가입이 늦어지고 있다. 나토 가입을 위해서는 회원국 전체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튀르키예는 자국이 테러 조직으로 규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스웨덴이 은닉하고 두둔하고 있다며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했다. 스웨덴은 PKK 가입을 불법으로 하는 새 법안을 도입하는 등 튀르키예와의 협상에서 합의한 요구사항을 이행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레제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난 3일 내각 회의 연설에서 “테러리스트들이 도시 중심부인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는 것을 허용해서는 튀르키예와 우호 관계를 맺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정해야 한다”며 스웨덴의 나토 가입 반대 뜻을 재차 밝혔다. 헝가리는 튀르키예가 찬성하면 자국도 이를 지지할 것이라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다음 주 나토 회의에서 스웨덴 가입이 승인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며 “이 문제는 러시아에 대한 동맹의 단결을 방해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튀르키예에 대한 미국의 F-16 전투기 판매 문제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 해결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다음 주 나토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따로 만나 신형 F-16 전투기와 자국 전투기 현대화를 위한 키트 구매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16일 튀르키예와 스웨덴, 핀란드 외무 장관 회담을 소집해 스웨덴 나토 가입 문제 쟁점을 논의한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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