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이 상가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자신의 모습을 엿보던 7세 남자아이를 나무랐는데 되레 아이 어머니가 항의를 했다는 사연을 전해 논란이다.
6일 온라인에서는 지난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올라온 ‘여자화장실에서 제가 잘못한 건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회자되고 있다. 자신을 25세 여성이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방금 여자 화장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제가 과민반응한 건지 이해가 안 간다”며 조언을 구했다.
A씨는 “카페를 이용한 뒤 상가 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있었다”며 “변기에 앉아 고개 숙이고 휴대전화를 만지고 있었는데 갑자기 시선이 느껴지더라. ‘뭐지?’ 싶어 고개를 들었더니 문틈 사이로 눈동자 하나가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눈이 마주치고 깜짝 놀라서 공포영화 본 것처럼 비명을 질렀더니 곧 눈동자가 사라지더라”며 “급하게 나와서 사라진 방향을 보니 6~7살 정도 돼 보이는 남자아이가 있었다”고 돌이켰다.
A씨에 따르면 아이에게 “꼬마야, 너 왜 사람을 훔쳐봐? 문틈으로 사람 엿보면 안 돼”라고 주의를 줬다. 그러자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고, 곧이어 아이의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이 등장해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A씨가 자초지종을 설명했는데 사과 대신 항의가 돌아왔다. 아이 어머니는 “다 큰 중고등학생도 아니고, 7살짜리 남자아이가 엄마 찾는다고 볼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따졌다고 한다.
A씨는 “어이가 없어서 ‘저기요. 볼 수도 있는 게 아니라 보면 안 되는 거다. 7살이면 밖에서 기다릴 수 있는 나이 아니냐’고 했더니 아이 어머니는 오히려 저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더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계속 싸우다가 일정이 있어서 ‘7살이면 충분히 화장실 밖에서 기다릴 수 있는 나이다. 여자 화장실에 데려오지 말거나 훔쳐보지 말라고 교육을 제대로 하시라’라고 소리 지르고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모르는 사람과 눈 마주치고 나서 심장이 쿵쾅거리고 놀란 상태라 목소리가 크게 나간 것 같긴 하다”면서 “제가 아이를 이해하지 못한 거냐”고 하소연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대체로 웬만큼 성장한 남자아이의 여자 화장실 출입은 삼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과하기는커녕 아이를 혼냈다고 화를 낸 엄마의 행동이 상식 밖”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는 “7살이면 아직 애인데 엄마 찾으러 들어와서 둘러볼 수도 있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6월 개정한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만 4세(48개월) 이상 아동은 성별이 다른 부모를 따라 목욕실과 탈의실 등에 출입할 수 없다. 2000년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 제정 당시 남녀 동반 출입 금지 연령은 만 7세 이상이었다. 하지만 아동들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자 2003년 개정에서 만 5세 이상으로 낮아졌고, 19년 만에 한 살 더 낮아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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