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에서 태어난지 5일 된 아들이 숨지자 비닐봉지에 싸 인근 야산에 묻은 혐의로 부부가 긴급체포됐다. 이 사건 역시 출산 후 미등록 된 이른바 ‘유령 아동’ 사례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남경찰청은 지난해 9월 9일 경남 거제시 한 주거지에서 생후 5일 된 아들이 숨지자 비닐봉지에 싸 인근 야산에 묻은 혐의(사체은닉)로 A씨(20대)와 아내 B씨(30대)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현재 숨진 아이 사체를 발굴하기 위해 수색 중이다.
사실혼 관계인 이들은 지난해 9월 5일 거제시 한 산부인과에서 아들을 출산했다. 이후 나흘 뒤 퇴원한 이들은 자고 일어나니 아들이 숨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출생 신고한 뒤 입양보내려고 마음 먹었는데, 그 전에 아이가 죽자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만약 (출생)신고를 하게 되면 화장을 해야 하는데, 그러면 돈이 많이 들까봐 걱정돼 유기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숨진 아이 어머니는 현재 남편을 만나기 전에 아들 두 명을 출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을 긴급체포하면서 사체 은닉 혐의를 적용한 경찰은 아기의 타살 혐의점을 수사 중이다. 이와 함께 앞서 출산한 두 아이의 행방도 확인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4년 전 출산 후 아기를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친모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2019년 4월 대전에서 남자 아이를 출산했으나 방치해 수일 내에 숨지게 한 혐의로 20대 여성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아직 숨진 아이의 시신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쯤 A씨로부터 출산한 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병원에서 태어난 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는 안 된 아동 사례에 대한 수사를 의뢰받아 조사하던 중 A씨 범행을 파악했다.
A씨는 현재 수원시 팔달구에 거주 중이며 숨진 아이의 친부와는 법적으로 부부 관계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아들을 방치해 숨지게 했다는 점에서 영아 살해 혐의가 아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영아 살해 혐의는 동기와 범행 환경 등 감경 사유를 반영해 10년 이하 징역형을 내릴 수 있는 반면 아동학대치사의 형량은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살인죄와 형량이 같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행위에 학대가 있다고 판단해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다”며 “범행과 관련한 세부적인 사항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찰은 아이 2명을 살해해 냉장고에 보관해 온 혐의를 받는 이른바 ‘수원 냉장고 영아 살해’ 사건 피의자인 30대 친모를 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