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우크라이나를 찾아 러시아군에 의한 환경 파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툰베리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군이 전쟁에서 환경과 사람들의 삶의 터전을 공격 대상으로 삼아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툰베리는 기자회견에서 “환경파괴가 전쟁의 한 형태가 됐다”며 “우크라이나는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 것이며 러시아 또한 그럴 것”이라고 지적했다.
툰베리는 지난 16개월 동안 계속된 전쟁으로 우크라이나가 입은 환경 피해 현황을 조사하기 위한 국제 워킹그룹(실무단)의 일원으로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현재 워킹그룹에는 툰베리 외에도 마르고트 발스트룀 전 스웨덴 부총리, 헤이디 하우탈라 전 유럽의회 부의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툰베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툰베리는 “에코사이드에 대한 세계의 반응이 충분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와 같은 재앙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자기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에코사이드는 환경과 집단학살의 합성어로 생태계를 극심하게 파괴하는 것을 뜻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환경 파괴를 조사하기 위해 워킹그룹을 구성한 것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며 “우리는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의 환경 파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남부 헤르손 지역의 카호우카 댐이 붕괴해 하류 지역 생태계에 치명타를 입혔다.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을 일부러 파괴할 것이란 관측도 계속 나오고 있다.
툰베리는 타임지 2019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스웨덴 출신의 10대 기후운동가이다. 2018년 8월 스웨덴 의사당 앞에서 기후 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했고, 이후 전 세계 10대들이 각국에 기후위기 대책을 촉구하는 ‘금요일 등교 거부’ 시위를 촉발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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