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서울 지하철에 ‘10분 내 재승차 제도’가 도입된다. 실수로 하차할 역을 착각하거나 화장실을 가려고 개찰구 밖으로 나갔더라도 10분 이내에 다시 승차하면 추가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서울시는 오는 1일부터 지하철 하차 후 10분 내 재승차 시 환승을 적용해 기본운임을 면제하는 제도를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환승 제도가 없어 개찰구 밖으로 잠시만 나갔다 와도 기본요금을 내야 했다.
화장실이 개찰구 밖에 있거나, 실수로 하차할 역을 지나쳐 반대 방향에서 다시 타려 할 경우 추가 요금을 내야 하는 곤란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 것이다.
재탑승 추가 요금을 낸 이용자는 수도권에서만 하루 4만명에 달했다. 그중 불과 ‘1분’ 이내에 재탑승하면서 돈을 낸 사람은 1만 4523명(36%)으로 10명 중 4명꼴이었다. 연간으로 따지면 매년 약 1500만명이 추가 요금을 낸 것으로, 추가 납부 교통비만 180억에 달했다.
이 때문에 환불이나 제도 개선을 요청하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서울교통공사에 접수된 관련 민원만 514건으로 집계됐다.
10분 내 재승차 제도는 서울 지하철(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메트로 9호선 운영) 1~9호선에 먼저 도입된다. 서울이 아닌 곳에서는 유일하게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선(4호선 당고개역∼진접역) 구간에서 적용하기로 했다.
서울시 안에서 전 구간이 운영되는 2·5·8·9호선은 모든 역에서 이용할 수 있다. 그 밖에 1호선은 서울역(지하)∼청량리역(지하), 3호선은 지축역∼오금역, 4호선은 진접역∼남태령역, 6호선은 응암역∼봉화산역, 7호선은 장암역∼온수역에 환승이 적용된다.
환승 혜택을 받으려면 하차한 역과 같은 역에서 다시 지하철을 타야 한다. 지하철 이용 중 1회에 한해서만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으며, 1회권이나 정기권 이용 시에는 환승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시는 1년간 시범운영을 거쳐 다른 노선으로 제도가 확대될 수 있도록 기관 간 협의를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10분 내 재승차 제도는 연간 10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겪고 있었던 불편사항을 해소해 주는 서울시만의 창의적인 정책”이라며 “불편사항을 꼼꼼하게 챙겨 대중교통 서비스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