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년 동안 전 세계 열대우림 4만1000㎢의 면적이 파괴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스위스나 네덜란드 전체 면적보다 큰 규모로 1분마다 축구장 11개 면적에 달하는 열대우림이 훼손됐다는 의미다.
27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환경연구기관 세계자원연구소(WRI)는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파괴된 열대우림 면적이 전년보다 10% 증가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훼손된 열대우림은 인위적으로 벌목되거나 불에 타 파괴된 것이다. 이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배출량은 인도가 한 해 화석연료 사용으로 배출하는 온실가스에 육박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열대우림이 훼손되는 가장 큰 요인은 목축이나 상품작물을 재배하기 위한 개간작업이다.
열대우림 파괴가 가장 심각한 곳은 브라질로 전체 파괴 면적의 43%를 차지했다. 이어 콩고민주공화국(13%)과 볼리비아(9%)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의 열대우림은 거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흡수해 ‘지구의 허파’로 불려왔다.
이런 상황에서 2021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약속한 산림파괴 중단 이행 계획은 지켜지기 어렵게 됐다.
당시 COP26에 참여한 세계 105개국은 2030년까지 산림파괴를 중단하기로 서약했다.
WRI 산하 세계삼림감시 부문의 미카엘라 웨이스 국장은 “열대우림 훼손을 되돌리려는 수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21세기 들어서도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삼림환경의 훼손을 목격한다”고 말했다.
탄소배출량 감축보다 삼림 벌채 감축이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WRI의 로드 테일러 국장은 “탄소배출량 감축보다 더 시급한 것은 삼림 벌채의 감축”이라며 “숲은 한 번 잃으면 회복하기가 훨씬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열대우림 훼손 추세를 되돌리려는 노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인도네시아는 2019년 신규 팜유농장에서 벌목 중단 조치를 영구화하고, 산불 방지 노력을 강화해 열대우림 손실을 크게 줄였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유사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에서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기후협약 참여를 거부했지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파괴를 멈추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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