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수도 모스크바 200㎞ 앞까지 진격하고 철수한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행방이 묘연하다. ‘일일천하’로 끝난 반란 하루 뒤까지 프리고진의 행방을 놓고 러시아는 물론, 망명지로 지목된 벨라루스 관리들은 언급을 피하고 있다.
미국 뉴스채널 CNN은 25일(현지시간) “프리고진은 러시아를 떠나 벨라루스로 망명하기로 합의했지만 아직 행방은 전해지지 않았다”며 “러시아 크렘린궁과 벨라루스 관리들은 프리고진의 행방에 대해 말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리고진과 바그너그룹 대원들은 지난 24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모스크바까지 약 200㎞ 남긴 지점에서 철수했다. 크렘린궁은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망명하는 안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루카센코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사의를 표했다는 러시아 언론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프리고진은 지난 24일 저녁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나도누를 떠난 뒤 목격되지 않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벨라루스 관리들은 CNN에 “프리고진이 자국에서 어떤 지위를 가질지, 이미 입국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프리고진 소유의 요식기업 콩코드케이터링의 홍보 담당자는 CNN에 “프리고진이 모두에게 안부를 전했다. 소통이 가능할 때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만 알렸다. CNN에 대한 콩코드케이터링 측의 회산대로라면, 프리고진은 생존한 상태에서 입장 발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는 프리고진의 벨라루스 망명을 사실상 용인했지만, 일각에서는 ‘위협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NN 모스크바 지국장을 지낸 러시아 전문가 질 더거티는 “푸틴 대통령은 배신자를 용서하지 않는다. 벨라루스에서 살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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