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앓는 80대 할머니가 실종된 지 6시간 만에 전신 부상을 입은 상태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8일 온라인에 따르면 80대 할머니의 가족 및 지인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 ‘치매 할머니 폭행 목격자를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도움을 청했다. 작성자 A씨는 “치매를 앓고 계시는 저희 할머니가 실종되신 사이 폭행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A씨에 따르면 할머니는 지난 14일 낮 아들과 함께 의정부역 인근 안과에 방문했다가 오후 1시50분쯤 홀로 사라졌다. 가족들은 즉시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이후 오후 7시40분쯤 의정부 성모병원에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가족들이 병원에 가보니 할머니의 상태는 처참했다. 안면과 손 등에 폭행 흔적으로 보이는 상처들이 다수 보였다. 가족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할머니 얼굴에는 핏자국이 흥건하고 눈 주변은 피멍이 든 채 부어올라 있다.
A씨는 “경찰과 구급대원들은 낙상으로 인해 얼굴이 다친 것 같다고 말씀하셨지만 결코 낙상으로 인해 생길 상처가 아니다. 손과 안면의 피멍과 상처들은 넘어져서 생긴 상처가 아니라 폭행에 의해 생긴 상처라고 생각된다”면서 “할머니도 누군가 할머니를 때렸다고 말씀하신다”고 전했다.
주로 얼굴 부위가 크게 다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누군가에게 맞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가족들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할머니가 발견된 장소는 의정부역에서 6㎞ 정도 떨어진 경기도 양주시 유양동 유양삼거리 부근이었다고 한다.
현재 할머니는 안와골절과 고관절 골절 진단을 받고 수술 및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할머니의 아들 B씨는 “안와골절이 심해서 응급실에서 피 빼는 시술을 한 상태고, 왼쪽 고관절 수술도 받으셨다”고 SBS에 말했다.
경찰은 주변 CCTV 등을 추적해 할머니의 동선을 파악하고 폭행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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