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한낮 기온 30도에 달하는 더운 날씨에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은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10주년 페스타를 보기 위해 찾아온 ‘아미’(방탄소년단 팬덤)들로 가득 찼다.
30만명 가까운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 대규모 행사를 앞두고 경찰은 물론, 곳곳에 배치된 안전요원들의 관리 속 아미들은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여의나루역에서 원효대교를 가로지르는 여의도 한강공원 곳곳에선 방탄소년단의 히트곡이 흘러나왔다.
소속사 하이브는 멤버 진과 제이홉이 군 복무 중이라 ‘완전체’ BTS가 함께할 수 없자 여의도 한강공원 전체를 성대한 축제의 장으로 꾸며 전 세계 아미를 맞았다.
여의도로 향하는 5호선 지하철은 도심 구간부터 행사장으로 향하는 각국 팬들로 북적였다. 지하철 승강장에는 안전요원들이 배치됐고, 이들은 에스컬레이터와 계단 등에서 “뛰지 마세요” “천천히 내려가세요”라고 외치며 인파를 통제했다.
팬들은 방탄소년단을 상징하는 보라색이 들어간 티셔츠, 가방, 모자, 마스크를 쓰거나 양산이나 선글라스로 태양을 피하며 곳곳을 누볐다.
행사장에는 방탄소년단 10년 역사를 담은 ‘BTS 히스토리 월’, ‘달려라 방탄’ 무대 의상 전시, 10주년 페스타 기념 조형물, 포토존이 마련된 ‘방탄 가족사진전’, 타투 스티커 체험 부스 등 볼거리로 가득 찼다.
팬들은 휴대전화로 방탄소년단 영상을 함께 보고,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히트곡에 맞춰 ‘떼창’을 하거나 춤을 췄다. 포토존에서 활짝 웃는 일곱 멤버의 사진을 배경으로 즉석 사진을 찍고 즐거워하기도 했다. 모녀, 연인, 삼대가 함께 행사장을 찾은 이들도 눈에 띄었다.
원효대교 서편 바로 앞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에는 오후 3시쯤부터 이미 수천 명의 사람들이 돗자리를 깔고 자리를 잡았다. 뜨거운 햇볕을 피하기 위해 대부분 양산을 쓰거나 얼음물을 안고 있었다.
외국인 아미들은 “그동안 열심히 활동해줘서 고마워요. 늘 건강하고 2025년 모두 함께 만날 날을 기다릴게요. 땡큐 BTS!” “방탄소년단은 우리가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바깥세상으로 나갈 수 있게 하는 통로였다” “우리뿐만이 아니라 많은 아미 친구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듣고 우울감을 이겨냈다”는 등 BTS에게 응원과 감사를 전했다.
행사장에서는 무더운 날씨인 만큼 “탈수 증상이 생기면 바로 의료 부스를 찾아달라” “곳곳에 안전 요원을 찾아달라”는 안내 방송도 계속됐다. 실제로 내리쬐는 햇볕에 긴 줄을 서다가 더위에 쓰러진 참여자들도 있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교통경찰과 교통관리요원 630여명을 배치했다. 이밖에 주최 쪽도 안전 요원 2000여명을 투입해 질서 유지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오후 10시까지 마포대교 남단에서 63빌딩 앞 도로와 여의상류 나들목, 국제금융로 등 주변 구간을 탄력적으로 통제하고, 행사 뒤에는 방송차 5대 등을 배치해 인파를 분산하고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혼잡도에 따라 무정차 통과하거나 출입구를 임시 폐쇄 조처를 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날 최대 30만명, 주최 쪽은 70만명까지 인파가 몰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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