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8개의 실용 위성을 우주 궤도로 쏘아올리는 3차 발사에서도 성공했다. 처음으로 ‘고객’(위성)을 싣고 우주로 가는 실전테스트를 통과한 것이다. 누리호는 지난해 6월 2차 발사에 이어 3차에서도 성공하면서 우주 발사체로의 신뢰성을 입증했다.
누리호라는 ‘우주화물선’을 갖게 된 한국은 발사체 설계·제작부터 발사, 위성 궤도 진입에 이르는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명실상부한 ‘우주 클럽’의 일원이 됐다. 앞으로 누리호 반복 발사로 신뢰성을 더욱 높이는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사업과 누리호보다 훨씬 큰 무게를 멀리 보낼 수 있는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 달 탐사 등 우주 진출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5일 “누리호가 예정대로 발사돼 탑재한 위성 8기를 모두 정해진 궤도에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은 우리나라가 우주강국 G7에 들어갔음을 선언하는 쾌거”라며 “자체 제작한 위성을 자체 제작한 발사체에 탑재해 우주 궤도에 올린 나라는 미국·프랑스·일본·러시아·중국·인도밖에 없다”고 말했다. 누리호는 예정했던 오후 6시24분 거대한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로 솟구쳤다. 발사와 단 분리, 궤도 진입, 위성 사출 등 모든 과정이 톱니바퀴처럼 정확하게 맞물려 돌아갔다.
누리호는 발사 2분5초 뒤 1단을 분리하고 3분54초 뒤에는 페어링(위성덮개)을 양쪽으로 분리해 떨궜다. 2단 분리도 발사 4분 32초 뒤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누리호 3단은 발사 13분3초 뒤 목표 궤도인 550㎞에 초속 7.5㎞로 진입했고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이 제작한 ‘차세대 소형위성 2호’를 시작으로 위성들을 차례로 우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국내 민간 기업들이 제작한 초소형위성(큐브위성) 3개가 20초 간격으로 누리호를 빠져나왔다. 이어 한국천문연구원이 제작한 군집 위성 ‘도요샛’ 1~4호기도 20초 간격으로 순차적으로 사출한 뒤 발사 18분여만에 비행을 종료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에 우주 궤도에 오른 위성들과의 교신 결과를 26일 발표할 예정이다. 위성들이 정상 작동한다는 게 확인되면 100% 성공이 된다. 4차 발사는 2025년으로 예정돼 있다. 항우연이 아닌 누리호 기술을 이전받는 체계종합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도로 제작될 예정이다.
이도경 기자, 고흥=박상은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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