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을 매매한 A씨는 수수료 내역을 보고 깜짝 놀랐다. 10영업일 간 565만원 매수, 320만원 매도로 총 885만원 규모를 거래했는데 거래 수수료가 55만원이나 부과된 것이다. A씨가 이용한 B증권사는 수량·금액과 상관없이 건당 최소 수수료를 25파운드씩 받고 있었다.
A씨 사례는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신고된 민원 내용이다. 하지만 영국 주식의 경우 결제 수수료, 예탁 수수료 등을 감안해 최소 수수료를 건당 부과하고 있으며 이 점을 주문창 유의사항에 명시했다는 점 등이 고려돼 기각됐다.
17일 금감원은 “증권사들이 해외주식을 중개할 때는 현지 브로커 수수료, 시세 이용료, 주식 보관비용 등 여러 제반 비용이 소요돼 통상 국내주식보다 높은 위탁매매 수수료가 책정될 수 있다”며 “이 비용은 증권사별·국가별로 상이하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9년 1712억 달러에 불과했던 외화증권 결제액은 지난해 3755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늘면서 해외 투자 관련 소비자 민원도 늘고 있다. 주요 민원 소재는 결제지연, 권리내역, 수수료 문제 등이다.
금감원은 해외주식 투자 시 해당 국가의 제도, 법규 및 매매방식 등을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개별증권 거래에 대한 내용을 충분히 이해한 후 계약해야 하며, 매매제한과 결제지연 등 예상치 못한 위험 발생에 대비해야 한다고도 부연했다.
매매가 정상적으로 체결됐더라도 일부 해외 주식시장에서는 결제 지연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외화증권거래 약관에는 국내 증권사의 책임 있는 사유 없이 예탁 보관의 지연 또는 불능 발생 시 국내 증권사가 이를 책임지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주식배당, 주식분할, 주식병합 등 권리내역이 발생한 해외주식에 대한 민원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금감원은 “권리내역이 발생한 종목이 현지 거래소에서 효력 발생일부터 거래가 되고 있더라도 국내 증권사가 투자자계좌부에 해당 권리내용을 반영할 때까지 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며 “각 증권사별 거래정지 기간은 상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증권사의 해외 권리내역 발생사항 안내 시 거래정지 여부 및 기간 등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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