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7회였다. 계투진의 대량 실점에 운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KIA 타이거즈에 역전패를 헌납했다. 경기 중반까지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던 KIA 타선은 삼성 마운드가 바뀐 7회 폭발하면서 연패 탈출을 견인했다.
삼성은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2023시즌 4번째 맞대결에서 8대 2로 패배했다. 선발투수 원태인의 1실점 호투 속에 6회까지 한 점 차 리드를 지켰지만 7회 빅 이닝을 내주며 승기를 놓쳤다.
선취점은 삼성 몫이었다. 1회말 KIA 선발 숀 앤더슨의 난조를 틈타 1~4번타자가 모두 안타를 때려냈고 순식간에 두 점을 뽑았다. 원태인도 5회 황대인에게 불의의 솔로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6이닝 3피안타 1실점 호투로 제 역할을 완수했다.
문제는 7회였다. 1점 차 리드를 사수할 임무를 안고 공을 넘겨받은 김태훈이 선두타자 변우혁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비극의 서막을 썼다. 대주자 김규성을 3루에서 잡았지만 이우성과 대타 이창진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삼성 더그아웃은 기다림을 택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독이 됐다. 박찬호의 강습성 타구를 3루수 김영웅이 흘리면서 순식간에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한 번 불붙은 KIA 타선은 우규민과 이승현이 차례로 오른 삼성 마운드를 맹폭했다. 황대인의 역전타에 이어 김선빈·최형우의 달아나는 적시타까지 나오면서 단숨에 5대 2로 격차를 벌렸다. 쐐기를 박은 건 소크라테스 브리토였다. 볼카운트 2-2에서 이승현의 시속 145㎞ 속구를 퍼 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포를 터뜨렸다. 경기 후반 뒤집기엔 너무 큰 격차였다.
6회 마운드에 오른 KIA 최지민은 1⅓이닝 동안 안타 2개를 맞았지만 점수를 내주지 않으면서 데뷔 첫 승리의 감격을 누렸다. 타선에선 황대인의 활약이 빛났다. 3루수로 선발 출장한 류지혁이 파울 타구에 정강이를 맞아 업혀나가면서 경기 초반 급작스레 투입됐는데도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 맹활약하면서 역전승을 이끌었다. 하위 타선의 박찬호도 멀티 히트를 터뜨리며 첨병 역할을 수행했다.
이날 승리로 KIA는 5연패를 탈출하며 일단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다. 삼성 상대론 앞서 시즌 첫 3연전을 스윕한 데 이어 4번째 맞대결까지 잡아내며 새로운 천적 관계를 암시했다. 반면 삼성은 3연패에 빠졌다. 이날 전까지 각각 7위와 6위였던 두 팀은 이날 경기 결과 자리를 뒤바꿨다.
대전에선 ‘탑데’ 롯데 자이언츠가 노진혁의 연장 10회초 투런포에 힘입어 한화 이글스를 꺾었다. 최근 기세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던 한화는 두 경기 연속 연장 혈투를 벌였으나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SSG 랜더스는 NC 다이노스에, LG 트윈스는 KT 위즈에 각각 발목을 잡혔다. 두산 베어스는 키움 히어로즈를 4대 1로 이기고 4연승을 달렸다.
대구=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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