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은 흔히 누군가 기부를 한다고 하면 ‘큰맘 먹고’ 일회성으로 하는 모습을 떠올리곤 합니다. 그런데 여기 사흘에 한 번꼴로 꾸준히 기부하고, 그 소식을 온라인에 공유하며 선한 영향력을 나누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주 기부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증글을 올리며 기부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키 안 큰 아저씨’의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5월 가정의달 기부 물품 정리’라는 제목의 글이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5월 (기념일을) 타깃으로 한 기부를 정리해봤다”며 브랜드 의류, 소고기, 가전제품, 샌드위치 등 본인이 기부한 6건의 물품을 사진과 함께 게시했습니다.
주인공은 부산 북구에 거주하는 류동령(43)씨였습니다.
류씨는 어린이날을 맞아 지역 아동들에게 브랜드 의류 세트 20벌을 기부했습니다. 또 그룹홈에 세탁기와 청소기 등 가전제품을 보내고 소고기와 과일도 기부했습니다.

이어 어버이날에는 아파트에 근무하는 경비원과 청소노동자 22명에게 삼겹살을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가정의달이라 기부를 많이 했다. 대충 천만원 정도 든 것 같다. 6월 보훈의 달에 또 기부로 돌아오겠다”고 전했습니다.

그의 글에는 사람들의 칭찬이 쏟아졌습니다. 알고 보니 류씨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기부글을 올려왔습니다. 글을 게시한 간격이 사흘로 짧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첫 월급을 받을 당시 3만원을 기부하는 것부터 시작했다는 류씨는 2018년 아이의 돌잔치 축의금을 기탁하며 본격적으로 기부 규모를 키웠습니다.
류씨는 “4형제인데 과거 형편이 좋지 않았다. 그때 기억 때문인지 아이들이 밥 굶고 다니는 건 잘 못 본다. 첫 월급을 타서 어린이재단에 가장 먼저 기부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삶의 모토가 ‘정의롭게 살자’인데, 나 혼자 잘 살기보다 남도 도우면서 함께 사는 게 정의라고 생각한다”며 “내 자식들도 이런 태도로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첫 아이 돌잔치부터 본격적으로 기부 규모를 키웠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지난해부터 본인이 물품을 기부하는 과정을 상세히 기록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고 있습니다.
류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기부한 내용을 올리고 있다”며 “자랑한다는 개념보다는 게시글을 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마음에서 올리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때때로 보다 많은 분에게 기부를 독려하고 싶어 두 곳 이상의 커뮤니티에 일부러 글을 올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류씨의 기부글은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반가운 안내판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류씨는 “기부글을 올렸더니 한 봉사동아리 연합회에서 저소득 가정 아이들이 봉사활동하는데 간식 지원 비용이 모자란다는 쪽지를 받았다”며 “기부글로 새로운 기부를 시작하게 됐다. 어찌 보면 키다리 아저씨 같은 역할인데 실제 키는 크지 않아 ‘키 별로 안 큰 아저씨’라는 문구를 넣어 매달 샌드위치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류씨는 앞으로도 꾸준히 기부하고 인증글을 올릴 예정입니다. 그는 “6월에는 호국 보훈의 달이라 참전 용사분들 중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품 기부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훈훈한 계획을 전했습니다.
기부하는 분들은 하나같이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나눌 때 오히려 기쁨이 배가 된다고 합니다. 류씨의 꾸준한 기부 인증글을 보면서 여러분도 5월이 다 가기 전, 나만의 작은 기부 챌린지에 동참해보면 어떨까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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