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롭게 살자’ 부산싸나이의 기부하는 법 [아살세]

Է:2023-05-17 00:03
:2023-05-1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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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령(43)씨가 매달 기부하고 있는 샌드위치. 류씨는 작년부터 저소득 가정 아이들의 봉사활동 간식 지원 기부를 하고 있다. 본인 제공

사람들은 흔히 누군가 기부를 한다고 하면 ‘큰맘 먹고’ 일회성으로 하는 모습을 떠올리곤 합니다. 그런데 여기 사흘에 한 번꼴로 꾸준히 기부하고, 그 소식을 온라인에 공유하며 선한 영향력을 나누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주 기부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증글을 올리며 기부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키 안 큰 아저씨’의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5월 가정의달 기부 물품 정리’라는 제목의 글이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5월 (기념일을) 타깃으로 한 기부를 정리해봤다”며 브랜드 의류, 소고기, 가전제품, 샌드위치 등 본인이 기부한 6건의 물품을 사진과 함께 게시했습니다.

주인공은 부산 북구에 거주하는 류동령(43)씨였습니다.

류씨는 어린이날을 맞아 지역 아동들에게 브랜드 의류 세트 20벌을 기부했습니다. 또 그룹홈에 세탁기와 청소기 등 가전제품을 보내고 소고기와 과일도 기부했습니다.

류씨가 어린이날을 맞아 그룹홈에 기부한 세탁기. 본인 제공

이어 어버이날에는 아파트에 근무하는 경비원과 청소노동자 22명에게 삼겹살을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가정의달이라 기부를 많이 했다. 대충 천만원 정도 든 것 같다. 6월 보훈의 달에 또 기부로 돌아오겠다”고 전했습니다.

류씨가 어버이날을 맞아 아파트 관리인들에게 기부한 삼겹살. 본인 제공

그의 글에는 사람들의 칭찬이 쏟아졌습니다. 알고 보니 류씨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기부글을 올려왔습니다. 글을 게시한 간격이 사흘로 짧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첫 월급을 받을 당시 3만원을 기부하는 것부터 시작했다는 류씨는 2018년 아이의 돌잔치 축의금을 기탁하며 본격적으로 기부 규모를 키웠습니다.

류씨는 “4형제인데 과거 형편이 좋지 않았다. 그때 기억 때문인지 아이들이 밥 굶고 다니는 건 잘 못 본다. 첫 월급을 타서 어린이재단에 가장 먼저 기부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삶의 모토가 ‘정의롭게 살자’인데, 나 혼자 잘 살기보다 남도 도우면서 함께 사는 게 정의라고 생각한다”며 “내 자식들도 이런 태도로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첫 아이 돌잔치부터 본격적으로 기부 규모를 키웠다”고 전했습니다.

류씨가 올린 기부 관련 게시물.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는 지난해부터 본인이 물품을 기부하는 과정을 상세히 기록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고 있습니다.

류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기부한 내용을 올리고 있다”며 “자랑한다는 개념보다는 게시글을 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마음에서 올리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때때로 보다 많은 분에게 기부를 독려하고 싶어 두 곳 이상의 커뮤니티에 일부러 글을 올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류씨의 기부글은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반가운 안내판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류씨는 “기부글을 올렸더니 한 봉사동아리 연합회에서 저소득 가정 아이들이 봉사활동하는데 간식 지원 비용이 모자란다는 쪽지를 받았다”며 “기부글로 새로운 기부를 시작하게 됐다. 어찌 보면 키다리 아저씨 같은 역할인데 실제 키는 크지 않아 ‘키 별로 안 큰 아저씨’라는 문구를 넣어 매달 샌드위치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봉사단 아이들이 류씨가 기부한 간식을 먹고 있다. 본인 제공

류씨는 앞으로도 꾸준히 기부하고 인증글을 올릴 예정입니다. 그는 “6월에는 호국 보훈의 달이라 참전 용사분들 중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품 기부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훈훈한 계획을 전했습니다.

기부하는 분들은 하나같이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나눌 때 오히려 기쁨이 배가 된다고 합니다. 류씨의 꾸준한 기부 인증글을 보면서 여러분도 5월이 다 가기 전, 나만의 작은 기부 챌린지에 동참해보면 어떨까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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