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백 차례에 걸쳐 자신들이 돌보는 장애 아동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등 9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경남경찰청 여성청소년대상범죄수사대는 16일 경남 진주의 한 어린이집 20대 보육교사 A씨 등 4명을 아동복지법 등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조리원 1명과 보육교사 2명, 원장과 법인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어린이집 내에서 자폐나 발달장애를 겪고있는 4세~12세 장애아동 15명이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500여차례에 걸쳐 상습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애아동 중 한명의 코에 상처가 난 것을 본 부모의 신고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교사들은 하루에서 수 차례 반복적으로 아이들을 손으로 때리거나 발로 배를 차는 등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아이들의 팔과 다리를 잡고 질질 끌고 가거나 밀어서 뒤로 넘어뜨리는가 하면 낮잠을 자지 않은 아이는 베개와 이불을 덮어버리는 듯한 자세를 취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학대로 인해 아이들은 잠을 자다가 비명을 지르거나 어린이집 차량만 봐도 소리를 지르고 외출을 거부하는 등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됐다.
가해 교사들은 대부분 범행을 시인했으며 일부는 아이들이 말이 안 통하고 다루기 힘들어 과한 훈육을 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어린이집은 장애아동 전문 보육시설로 원생 38명 전원이 자폐 혹은 발달장애가 있다.
경찰은 학부모의 고소를 접수한 후 진주시와 공조해 약 5개월 동안 관련 조사를 해왔으며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수사를 마무리하고 피의자들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창원=강민한 기자 kmh010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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