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게임단 기블리가 수년째 선수 상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2019년 e스포츠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불공정 계약이 3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16일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과거 기블리 소속으로 활동한 프로게이머 ‘애더’ 정지훈은 상금 1만131달러(약 1300만원)를 분배 받아야 하나 수년째 정산받지 못하고 있다. 기블리는 오랜 시간 e스포츠 업계에 몸담은 조정웅 전 감독이 대표로 재직 중인 프로게임단이다.
문제는 계약서였다. 팀과 선수간 계약서상 상금 지급 시기와 방식이 매우 모호하게 적혀있다. 게임단 측은 계약서를 앞세워 상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룬 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계약서 자체가 선수에게 불리하게 작성되어 명백히 불공정 계약에 해당한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정지훈은 현재 펜타그램이라는 게임단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 3월 한 프로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뒤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전 소속팀에서 상금을 2년째 정산받지 못했다. 당시 팀원 모두가 못 받았는데, 지금 금전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의원은 대회 주최사인 크래프톤에도 책임이 있다면서 “게임사는 프로게임단이 적절한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지 수시로 감독할 수 있다. 필요하면 게임단에 서류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게임단과 선수의 계약서 사본을 제출 받아 검토하기도 한다”면서 “그러나 게임사 측은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기블리는 주최측으로부터 매년 지원금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기블리에 문제 시정을 요청했으나 선수와 원만하게 합의했다고만 할 뿐 명확한 지급 시기는 답하지 않고 있다”면서 “크래프톤이 진정으로 e스포츠 선수의 권익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즉각 기블리 e스포츠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e스포츠공정위원회에 제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크래프톤 측은 “상금에 대한 계약 조항은 게임단과 선수 간의 합의로 정해지는 내용”이라면서 “당사는 이번 이슈를 처음 인지한 후 종목사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계약 당사자인 양측이 원만히 합의할 수 있도록 중재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양측과 지속적으로 논의하며 이슈가 원만히 해소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면서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단과 선수 간의 계약 내용과 실제 이행 여부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표준계약서법이 시행 중임에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건 정부의 모니터링이 부족한 탓도 크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문체부도 표준계약서 제작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 활용 실태와 보급 문제도 살펴야 한다”면서 “또 다른 불공정 계약으로 피해를 본 선수가 있다면 언제든 이상헌 의원실로 연락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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