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지정학적으로 이미 패배했으며, 사실상 중국의 ‘봉신국(vassal state)’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봉신국이란 우위에 있는 국가에 의무를 지는 종속적인 국가 형태를 뜻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공개된 프랑스 매체 로피니옹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사실상 중국과 관련해 일종의 굴종하는 형태에 돌입했고, 중요한 발트해에 대한 접근권도 상실했다”며 “전쟁으로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촉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이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라며 “러시아는 이미 지정학적으로 패배했다”는 견해를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분명히 해두건대 러시아는 이 전쟁에서 군사적으로도 승리해선 안 된다”며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 결국에는 불가피하게 열리게 될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 이슈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는 우리에게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언제나 결국엔 유럽의 안보망이 우크라이나를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왔다”며 “그러나 러시아와 대치하지 않는 것을 꾀하고, 지속가능한 힘의 균형을 재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런 상황에 이르기 전에 아직도 거쳐야 할 단계가 여전히 많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우크라이나에 경량 장갑차 AMX-10RCs를 비롯한 수십대의 장갑차와 경전차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15일 보도했다.
3시간 넘게 이어진 만찬회동에서 프랑스는 러시아의 공습에 대비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방공망 능력을 강화하는 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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