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KIA 타이거즈와의 주말 3연전을 쓸어 담고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KIA는 통산 161승 투수 양현종을 내고도 공·수 양면에서 집중력을 잃은 채 5연패 수렁에 빠졌다.
두산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맞대결에서 8대 4로 승리했다. ‘단군 매치’ 스윕에 성공한 두산은 시즌 17승째를 거두면서 4위 NC 다이노스에 반 경기 뒤진 5위를 유지했다.
평균자책점 4·5위를 기록 중이던 라울 알칸타라와 양현종이 투수전을 펴리란 예상은 얼추 들어맞았다. 알칸타라가 힘 있는 속구를 앞세워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자 양현종도 정교한 제구력으로 존 구석구석을 공략하며 맞섰다. 양 팀 모두 꾸준히 주자를 내보냈지만 좀처럼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승부를 가른 건 KIA 야수진이 저지른 세 번의 실책이었다. 4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산 하위타선이 연속 3안타로 선취점을 뽑았는데, 이 과정에서 좌익수 고종욱이 서두르다 공을 뒤로 빠뜨려 한 베이스씩 진루를 허용했다. 후속 타자가 범타로 물러난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6회 실책은 더 치명적이었다. 선두타자 허경민의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루에서 김민혁이 3루수 정면으로 병살타성 타구를 때려냈는데 2루수 김선빈이 송구를 놓쳤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단번에 무사 1, 2루로 둔갑했다. 결국 양현종은 두 점을 더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실책 쇼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최형우의 동점 3점포 이후 양 팀이 4대 4로 맞선 8회말 무사 1루에서 이번엔 류지혁이 정수빈의 느린 땅볼에 송구 실책을 범했다. 이는 고스란히 후속 타자 박계범의 희생 플라이로 이어졌고, 기세를 잡은 두산은 양의지의 투런포로 쐐기를 박았다.
반면 두산은 견고한 수비를 자랑했다. 중견수 정수빈이 단연 돋보였다. 6회 이우성의 좌중간 장타성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 잡아낸 그는 8회 한승택의 잘 맞은 타구도 워닝 트랙까지 쫓아가 슬라이딩 캐치했다.
알칸타라는 6이닝 동안 안타 7개를 맞았지만 삼진 9개를 뺏어내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승리투수는 정철원에게 돌아갔다. 타선에선 박계범이 4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렸고 양의지도 결정적 순간 한 방을 때려냈다. 통산 최다승 단독 2위에 도전했던 KIA 양현종은 6이닝 4실점(2자책)으로 울었다. 최형우의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활약 또한 빛바랬다.
같은 날 2위 롯데 자이언츠와 3위 LG 트윈스는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나란히 승리를 거뒀다. 롯데는 선발 댄 스트레일리가 6⅓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승리를 견인했고, LG는 내내 삼성에 끌려가다 7회 오지환의 역전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고척에선 리그 최고 투수 에릭 페디가 6이닝을 2실점으로 막은 NC가 키움 히어로즈를 잡았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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