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소변이 담긴 주스병을 설거지통에 놓아두는 등의 행동을 한 국회 고위공무원이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혐의로 조만간 징계를 받게 될 전망이다.
국회 입법조사처 고위공무원 A씨는 최근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내부 신고가 접수돼 국회 인권센터 조사를 받았다고 11일 KBS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의 소변을 주스병에 담아 사무실 설거지통에 놓고 가 일부 직원이 성적 수치심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보고하러 온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벗지 않을 거면 나가라’는 식으로 말하거나 “일개 사무관 따위가, 조사관들이 무슨 전문성이 있나” 등의 발언도 했다고 한다.
인권센터는 피해 신고 직후 A씨와 직원들을 분리 조치했다. A씨는 건강상 문제로 한 행동이었고 성희롱의 뜻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A씨는 “그 주에 내가 되게 아팠다. 그래서 전주에 병원도 가고 그랬다. ‘(소변을 담아) 뭐가 있나 이물질이 나오나?’ 이렇게 보고 있다가 설거지통 거기다 갖다 놓고 ‘(병원) 갈 때 가지고 가야지’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입법조사처는 비서에게 와이셔츠 깃을 추슬러 달라는 것도 성희롱이 되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날 야근 도중 통증을 느껴 요로결석 등이 의심돼 소변을 받아서 이상 여부를 살펴봤던 것”이라며 “설거지통은 다른 직원은 거의 이용하지 않고 내가 주로 쓰는 곳이다. 추후에 직접 설거지할 생각으로 (주스통을) 놓아뒀던 거다. 성희롱 등의 다른 의도가 있었다는 건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폭언 의혹에 대해서는 ‘업무효율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 정신 좀 차리라고 말하는 건 당연하다’고 항변했다. A씨는 “(직원들에게) 혹독하게 했다. ‘똑바로 해라. 어떻게 1년 일을 했는데 70%밖에 못 하고 그것도 또 떳떳하게 생각하고 있냐’(고 다그쳤다). 일반 회사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국회 사무총장은 “관련 조사는 사실상 끝났다”면서 “조사 내용 검토 뒤 입법조사처에 통보해 징계위를 소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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